“프리미엄 실버 산업 특화” “청년 창업 활성화” 각론 달라도 핵심은 좋은 일자리 [사람 모이는 도시로]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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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부산 2030] 사람 모이는 도시로 <상> 청년이 살고 싶은 부산으로

인구 유출 막기 위한 전문가 제안
행복한 도시 만드는 정책도 필수

부산 영화의전당이 진행하는 청소년 대상 영상 제작 체험 프로그램. 영화의전당 제공 부산 영화의전당이 진행하는 청소년 대상 영상 제작 체험 프로그램. 영화의전당 제공

부산의 청년 인구는 2000년 이후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인다. 2001~2020년 통계청의 부산 청년 인구 이동 현황을 보면 연령별로는 25~29세 인구의 순유출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30~34세의 유출이 많았다.


2016~2020년 통계청의 부산 청년 인구 순이동 사유를 보면 직업, 가족, 주택 순으로 조사됐다. 역시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청년 인구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정부가 지역 균형 발전에 획기적인 정책 전환을 내놓지 않는 이상 당장 대기업의 부산 유치 등이 쉽지 않은 만큼 부산에 특화된 일자리 만들기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노인 인구가 많은 부산의 특성을 고려해 실버산업을 육성하는 등의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우평 부산산업과학혁신원 선임연구원은 “사회복지산업의 경우 일자리 파급력이 상대적으로 높다. 인구가 고령화하는 부산의 현실을 고려할 때 향후 시장의 확대가 예상된다”며 “특히 소득 수준이 높은 고령층이 나타나게 되면 프리미엄 시장 수요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어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년 창업 활성화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창업조차 수도권에 집중되는 가운데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방안으로 청년이 창업하기 좋은 도시 환경 만들기에 힘쓸 필요가 있다. 특히 청년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벤처기업 활성화 지원 등이 요구된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엠브이픽’의 안진범(32) 대표는 “스타트업의 경우 투자가 가장 큰 줄기라 할 수 있는데 투자 금액의 70%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며 “부산 지역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할 수 있는 지역 특화 펀드 조성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핀테크 기업 ‘착송’의 강희원(24) 대표는 “부산이라는 지역 특성 때문인지 그동안 무역 등을 중심으로 사업 지원이 많이 이뤄졌다. 앞으로는 소프트웨어와 IT 기업에 지원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또 센텀시티나 서면의 경우 청년들이 일하고 즐기기에 좋은 도시 인프라가 잘 갖춰진 반면, 원도심 지역은 여전히 열악한 부분이 많다. 지역 내 균형발전에도 더 신경을 써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네스코 영화창의도시로 지정된 부산의 특성을 살려 영화영상 분야 창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청소년, 대학, 공공기관이 연계하는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일찍부터 진로 개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지역에 제작사와 배급사 유치를 활성화하면 영화영상 관련 일자리 확충도 가능하다.

청년들이 살고 싶은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책도 필수다. 예를 들어 여성 일자리 확대 사업으로 지난 10여 년간 청년 여성 취업이 많았던 콘택트센터의 경우 감정노동이 특히 심한 직종으로 꼽힌다. 부산에 상대적으로 일자리가 많은 관광·유통·판매 등의 서비스 산업 역시 감정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높아 부산시 차원의 감정노동 예방, 치유 체계 마련 필요성도 제기된다.

하정화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정책기획실장은 “20~30대 청년이 결혼이나 임신을 포기하는 이유는 현재 삶이 행복하지 않아 다음 세대에 물려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며 “일자리, 주거, 교육, 보육 등으로 분절된 정책을 연결시켜 청년이 행복한 도시, 개인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전반적인 사회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다”고 말했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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