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초고속인터넷 속도, 세계 34위 추락
저품질 광동축혼합망 구축 탓
국내 초고속인터넷 인프라 경쟁력이 세계 30위권으로 추락했다. 우리나라가 초고속인터넷망을 다른 나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앞서 시점에 구축하면서 품질이 다소 떨어지는 광동축혼합망(HFC) 등을 사용한 반면, 후발국들은 빠른 속도를 지원하는 광케이블을 구축하면서 경쟁력이 약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인터넷 속도 측정 사이트 '스피드 테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우리나라의 초고속인터넷 평균속도는 다운로드 기준 171.12Mbps로 34위로 집계됐다. 2019년 2위에서 2020년 4위, 2021년 7위로 내려온 뒤 큰 폭으로 순위가 하락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초고속인터넷 다운로드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는 모나코(320.08Mbps)였고 싱가포르(295.78Mbps)가 뒤를 이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평균속도 순위는 낮아졌지만 우리나라 이용자들이 느끼는 불편이 커진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유튜브 등에서 1080p 동영상을 무리 없이 시청하려면 5Mbps, 고화질의 UHD방송을 보려면 30Mbps 속도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가상현실 등 초고속·초저지연 전송이 필요한 콘텐츠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인터넷 속도 차이에 따른 국가 간 콘텐츠 체감 격차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는 시선도 없지 않다.
실제 지난해 11월 조사결과를 토대로 보면 유튜브에서 최고 화질(8K·60프레임 기준) 2시간 분량의 영화를 다운로드하는 데 모나코는 평균 1.87시간, 한국은 3.5시간이 각각 걸린다고 한다.
모바일인터넷 평균속도에서는 우리나라가 3위로 최상위권을 유지했지만, 그마저도1년 전인 2021년 11월과 비교해서는 한 단계 하락한 순위다. 지난해 11월 기준 모바일인터넷 속도 1위는 아랍에미리트(UAE), 2위는 카타르였다. 세계 평균 초고속인터넷 다운로드 속도는 148.48Mbp, 모바일 속도는 87.36Mbp를 각각 기록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