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백화점 ‘크리스마스 사진 맛집’ 경쟁…부산에선 ‘조용’ 왜?
코로나 방역 규제가 최근 크게 완화돼 서울지역 백화점들은 3년 만에 크리스마스 장식 경쟁에 돌입했지만, 부산지역 백화점들은 다소 조용한 분위기다. 서울지역 백화점 앞은 MZ세대들이 찾는 ‘핫플레이스’로 뜨면서 대부분 올해 초까지 장식을 운영하고 있다. 반면 부산은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한 곳을 제외하고는 조명 설치를 한곳이 없어 대비된다.
3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지난해 11월부터 이달까지 약 3개월간 본관 외관에 설치된 ‘미디어 파사드’를 운영한다. 신세계백화점은 ‘매지컬 윈터 판타지(Magical Winter Fantasy)’라는 주제로 LED 조명 350만 개로 외관을 장식했다. 특히 외관에 부착한 미디어 파사드에서 송출되는 영상을 보기 위해 지나가던 차가 멈출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영상은 총 3분으로 크리스마스 기차가 설경 속을 달려 마법의 성에 도착한다는 내용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2021년 연말부터 미디어 파사드를 설치해 MZ세대를 중심으로 ‘인증샷 성지’로 거듭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이 미디어 파사드로 인기를 끌자 롯데백화점은 지난해부터 단단히 이를 갈았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약 500m 떨어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건물 외관에 길이 100m, 높이 3층 규모의 LED 조명을 설치했다. 백화점 옆 롯데 영프라자 외관에는 대형 미디어 파사드를 설치해 핀란드 동화 속 선물 요정 등을 송출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해당 장식을 다음 달 9일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서울은 본관 5층에 1000평 규모의 크리스마스 마을 콘셉트로 'H 빌리지'를 조성해 13m 높이의 대형 크리스마스트리와 120여 그루의 나무, 6000여 개 조명 등으로 꾸몄다.
이처럼 서울 명동에 있는 백화점을 중심으로 크리스마스 장식 경쟁이 진행되고 있지만 부산은 다소 조용하다. 부산에선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외에는 백화점 외관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한 곳이 없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은 1층 출입구에 지난해 11월 14일부터 지난해 12월 28일까지 크리스마스 조명을 설치했다. 출입구 입구에는 ‘크리스마스 드림 모먼츠(Christmas Dream Moments)’라는 주제로 2만 5000개의 LED 조명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은 내외부에 크리스마스트리 등을 꾸민 적은 있지만, 이처럼 대대적으로 외관에 조명을 설치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 신세계백화점 본점 미디어 파사드가 인기를 끌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조명은 저녁 시간 서면을 오가는 사람들에게 사진 명소로 인기를 끌었다. 장식을 위해 수억 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롯데백화점 측은 올해 연말에도 다시 장식을 설치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관계자는 “사람들이 인증 사진을 찍기 위해 중간에 버스를 타고 가다 내리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규모인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는 건물 외관에 별도의 장식을 하지 않았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는 오피스가 밀집한 곳으로 저녁이 되면 유동 인구가 거의 없어 별도의 장식을 설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세계에서 가장 큰 백화점인 탓에 엄청난 규모의 외관을 꾸미기에는 예산 등도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세계 측은 외관 조명 대신 1층 센텀광장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오는 15일까지 높이 11m 대형 크리스마스 캐슬을 설치해 사진 명소로 운영한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관계자는 “신세계백화점은 지점별로 상권 등을 분석해 내부나 외부에서 크리스마스 연출을 하고 있다”면서 “이번에 인기를 끈 미디어파사드의 경우 서울본점에서만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