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양산 황산공원 '변신'에 거는 기대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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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 동부경남울산본부장

양산, 낙동강 황산공원 활성화 계획 발표
한강공원 버금가는 명품공원 청사진 밝혀
지역 발전 위해 인근 지자체 지혜 모아야

경남 양산시 물금읍 낙동강 둔치에 조성된 187만㎡ 규모의 황산공원은 10여 년 전까지 농민들의 생활 터전이었다. 비옥한 토양이 낳은 모래감자와 대파는 전국적으로 유명했다. 모래감자는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그러나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모래감자와 대파밭은 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축구장, 야구장, 파크골프장 등 체육시설과 오토캠핑장과 자전거길, 낙동강 뱃길 등 여가시설이 만들어져 연간 수십만 명의 방문객이 찾고 있다.

농민들의 생활 터전이 공원으로 상전벽해 한 것이다. 상전벽해는 뽕나무밭이 변해 푸른 바다가 된다는 뜻으로 세상일의 변천이 심함을 비유하는 말이다.

2023년 1월, 황산공원의 상전벽해가 또다시 예고됐다. 나동연 양산시장이 4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낙동강 황산공원 활성화 종합 계획’을 발표했다. 황산공원 시설 업그레이드를 통해 더 많은 방문객을 유치, 이들의 지갑을 열어 지역 경기 활성화를 꾀하기 위해서다.

인류는 강을 중심으로 발전했다. 지금도 세계 많은 나라들이 강을 중심으로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고 관광자원으로 개발해 사람과 자연이 함께 숨 쉬는 관광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영국 북동부 게이츠헤드의 타인강이나 우리나라 서울의 한강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인구 20여만 명에 불과한 게이츠헤드는 탄광촌에서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거듭났다. 타인강을 중심으로 밀레니엄브리지와 미술관, 음악센터 등 각종 문화시설이 들어서면서 지역 주민에게 여가·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방문객 증가로 엄청난 관광 수입까지 올리고 있다. 서울도 한강을 중심으로 발전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일궈낸 우리나라의 눈부신 경제 성장을 ‘한강의 기적’이라 일컬을 정도다.

나 시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게이츠헤드의 타인강, 서울 한강처럼 낙동강 황산공원을 ‘양산의 미래가 담긴 블루오션’이라 지칭하며 ‘머물고 싶은 복합 레저·관광도시’로의 청사진을 밝힌 것이다.

청사진의 첫 번째가 황산공원의 접근성 개선이다. 수도권 등 전국 어디에서나 황산공원 방문을 쉽게 하겠다는 것이다. 내년 초 물금역의 KTX 정차가 시작이다. 양산 ICD 교차로를 활용한 진입도로도 추가로 개설된다. 부산 을숙도와 양산 황산공원을 오가는 30인승 낙동강 생태 탐방선을 100인승 규모의 전기 유람선으로 교체한다.

두 번째가 방문객을 유인할 수 있는 시설 확충이다. 물 위에 뜨는 부상형 건물을 건립하고, 상·하수도와 그늘막, 배달 존을 설치한다. 36홀의 파크골프장을 108홀로 확장한다. 111면의 캠핑장을 160면 이상으로 늘린다. 19만 4000㎡의 친환경 생태정원도 조성한다. 수상 레포츠 시설 도입과 함께 계류장을 증설한다. 집라인과 드림 썰매, 어린이용 RC카 경기장 등 놀이공간도 확충한다.

세 번째가 시설 확충과 함께 전국 단위의 대회를 개최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파크골프 대회를 비롯해 캠핑 페스티벌, 철인 3종 경기대회, 승마대회가 좋은 예이다. 지난해 출범한 낙동강협의체 참여 지자체와 연계한 축제 공동개발과 개최, 공동 투어프로그램 개발과 마케팅도 눈에 띈다. 낙동강 불꽃축제 공동 개최도 구상 중이라고 하니 기대감이 높아진다. 낙동강협의체는 양산시를 포함해 김해시와 부산 북구, 강서구, 사상·사하구 등 낙동강 하구에 위치한 6개 지자체다. 양산시가 제시한 모든 비전이 실현되면 낙동강 황산공원은 부울경을 넘어 서울 한강공원과 버금하는 명품공원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전망된다.

난제도 있다. 황산공원뿐 아니라 인근인 양산신도시는 물론 낙동강협의체에 가입된 6개 지자체 모두가 골고루 혜택을 볼 수 있는 관련 프로그램 개발이나 인프라를 함께 갖춰 나가야 할 것이다.

낙동강은 또 부산과 양산시민 등의 식수원이다. 많은 방문객으로 인한 수질 오염을 포함한 각종 오염 행위 역시 증가할 것이 자명하다. 낙동강 6개 협의체는 물론 정부 차원에서 근본적으로 낙동강의 수질오염을 막을 방법도 함께 찾아야 할 것이다.

낙동강은 강원도 태백에서 발원해 경북 구미, 경남 창녕과 김해, 양산, 부산시 등 여러 지자체를 거쳐 남해안으로 흘러드는 남한에서 가장 긴 강이다. 이 때문에 삼한시대부터 영남지방의 경제와 산업, 물류의 대동맥 역할을 담당해온 것은 물론 이 지역 문화를 발달시킨 원동력이었다. 이번 양산시의 낙동강 황산공원 활성화 발표를 계기로 낙동강협의체 6개 지자체는 물론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낙동강의 기적’을 고대해본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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