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스트리머 전수진 선수
부산 연고 이스포츠팀서 활동

부산 연고의 리브 샌드박스에 LCK(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최초로 합류한 여성 프로게이머 ‘당무’ 전수진 선수. SBXG 제공

“프로게임단의 일원이 돼 아직도 꿈만 같고 현실로 와닿지 않네요. 올해 아카데미 리그(3군)부터 시작해 챌린저스 리그(2군) 데뷔가 목표입니다. 어렵게 온 기회인 만큼 놓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LCK(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최초의 여성 프로선수로 등록한 ‘DangMoo(당무)’ 전수진(21) 선수는 벅찬 소감을 전했다. 전 선수는 샌드박스네트워크의 이스포츠 자회사 SBXG(샌드박스게이밍)의 ‘리브 샌드박스’ 소속으로 ‘2023 LCK 스프링 스플릿’ 통합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리브 샌드박스는 2021년 7월 부산시와 협약을 맺고 이스포츠 팀 중에서 최초로 부산으로 연고를 이전한 팀이다.

전 선수는 프로선수로 등록하기 전 SBXG의 모회사인 샌드박스네트워크에서 ‘순당무’라는 이름의 게임 스트리머로 활약해 왔다. 그는 스트리머 시절부터 게임 실력을 인정받았다. 전 선수를 눈여겨보던 리브 샌드박스의 제안으로 입단 테스트를 받았고, 당당히 실력으로 선발됐다.

전 선수는 “어릴 때부터 오빠들이 하는 게임을 따라 했다. 엄마와 같이 LoL(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에 참여하기 시작했다”며 “자연스레 LCK 프로선수의 경기를 많이 챙겨 보고 게임에 참여하다 보니 티어(단계)가 점점 높아져 프로선수와 경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겼다. 그것을 계기로 프로를 꿈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SBXG 정인모 대표는 “당무 선수는 플레이를 워낙 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공개적으로 프로게이머를 해 보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였다”면서 “성별과 상관없이 실력을 보고 입단 제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LoL 전 세계 최상위 4대 리그(한국, 중국, 미국, 유럽)에서 여성 프로선수의 데뷔는 전 선수가 최초로 알려졌다. 실력으로 선발했다고 해도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다른 분야 프로스포츠처럼 LCK 리그도 프로 1군과 후보군인 2군, 연습군인 3군으로 나뉜다. 전 선수는 우선 3군 격인 LCK 아카데미 리그에서 훈련을 받고 올해 안에 2군인 LCK 챌린저스 리그 데뷔를 꿈꾼다. ‘당연히’ 남성 프로게이머의 무대로 여겨졌던 LCK 리그에서 전 선수는 ‘당연함’을 깬 최초의 프로게이머가 됐다.

현재 전 선수는 숙소에서 다른 유망주 선수와 함께 합숙하면서 맹훈련 중이다. 만약 전 선수가 구단당 6명만 등록할 수 있는 1군 로스터에 포함돼 경기에 출전한다면 그야말로 대사건이 될 전망이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