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도·밀도 다 풀고 복합개발한다…도심개발 ‘한국형 화이트존’ 도입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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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적률건폐율 지자체가 정하는 도시혁신구역
기존 용도지역에 다른 용도 적용 복합용도구역
다중시설 고도화 도시계획시설 입체복합구역

미국 보스턴 혁신지구. 이곳에 ‘복합용도지구’를 도입해 항만 물류창고 등을 주거, 업무, 공공·문화시설, 공원으로 구성된 수변지역으로 재개발했다. 국토부 제공 미국 보스턴 혁신지구. 이곳에 ‘복합용도지구’를 도입해 항만 물류창고 등을 주거, 업무, 공공·문화시설, 공원으로 구성된 수변지역으로 재개발했다. 국토부 제공

각종 용도규제와 용적률 등을 적용받지 않고 융복합 도시개발이 가능한 새로운 도시공간 개발 3종 세트가 나왔다. 낙후된 항만 배후단지였던 곳을 세계적 관광시설로 바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나 노후 공업단지였던 곳을 주거, 업무, 공공·문화시설이 있는 신도심으로 바꾼 미국 보스턴처럼 도시의 모습을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국토교통부는 새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제시된 도시계획 혁신 방안의 구체적 내용을 5일 발표했다.

현행 도시계획 시스템은 제조업 시대에 마련된 것으로, 토지의 용도(주거·상업·공업 등)와 밀도(용적률·건폐율)를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 등 경제·사회구조가 변화하면서 고밀·복합 개발 등 새로운 공간전략이 요구되고 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3가지 종류의 공간혁신 구역을 도입하기로 했다.

도시혁신구역

먼저 도시혁신구역으로, 지자체와 민간이 도시규제 제약없이 창의적인 개발이 가능하도록 기존의 ‘입지규제최소구역’을 전면 개편해 ‘도시혁신구역(한국형 화이트존)’을 도입한다.

이곳에서는 토지·건축 용도 제한을 두지 않고, 용적률과 건폐율 등을 자유롭게 지자체가 정할 수 있게 한다. 다만 단일용도 비율은 70%, 주거용도는 50+α 이하로 한정했다.

특히 민간 참여를 위해 민간 사업자가 도시혁신구역을 제안하는 경우에 도시개발 사업구역으로 지정된 것으로 의제하고, 제안자에게는 도시개발법상 사업시행 자격도 부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철도정비창 부지 등 민간이 선호하는 도심 내 유휴부지에 업무·호텔·주거·병원·공원 등의 다양한 시설이 고밀 융복합되는 개발사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사사례로 싱가포르 마리나베이가 있다. 싱가포르는 개발사업자가 토지용도를 자유롭게 복합적으로 결정하는 ‘화이트존’을 1997년 도입했는데 노후 항만 배후단지를 주거·국제업무·관광 등 세계적인 복합단지로 재개발했다.

복합용도구역

현재 도시에는 주거·상업·공업지역 등 용도지역을 지정하고, 그에 맞게 설치 가능한 시설과 밀도를 각각 다르게 허용하고 있다.

이에 주거지역내 상업시설 설치, 공업지역에 주거·상업시설 설치 등 용도지역 변경 없이도 다른 용도시설의 설치가 허용되는 복합용도구역을 도입한다.

이곳은 노후·쇠퇴 등으로 도시 변화가 필요하지만 전면 재개발보다는 점진적·융합적 전환이 필요한 지역에 지정한다. 용적률은 기존 용도지역 범위다. 전용주거나 전용공업, 녹지지역은 적용이 제한된다.

이를 통해 노후 공업단지, 쇠퇴 구도심 등을 주거·문화・업무 복합지역으로 점진적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사사례로 미국 보스턴 혁신지구가 있다. 이곳에 ‘복합용도지구’를 도입해 항만 물류창고 등을 주거, 업무, 공공·문화시설, 공원으로 구성된 수변지역으로 재개발했다.

도시계획시설 입체복합구역

체육시설, 대학교, 터미널 등 다중 시설은 용적률·건폐율·입지 제한 등으로 인해 단일·평면적 활용에 그치고 있다. 이에 도시계획시설의 기능을 고도화할 수 있도록 ‘도시계획시설 입체복합구역’을 도입한다.

시설 복합화 또는 지하화 등을 추진할 경우 용도지역별로 설치가 제한된 도시계획시설도 설치를 허용하고 용적률·건폐율을 1.5~2배까지 상향해 줄 계획이다. 이를 통해 도시계획 시설을 입체적으로 복합화하고, 한정된 공간에 다양한 기반시설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공간구조를 바꾸는 3종 세트 중 도시혁신구역과 복합용도구역은 도시 전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담은 공간재구조화계획을 수립토록 해 지역 단위의 공간계획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

국토부는 앞으로 도시계획 혁신 방안 이행을 신속하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계획법 개정안을 1월 발의하고 연내 하위법령을 정비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연내 선도사업 추진계획을 마련하고 대상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길병우 국토교통부 도시정책관은 “기존 주어진 틀에 박힌 도시개발에서 벗어나 민간의 제안을 폭넓게 허용하고, 대폭적인 규제완화를 통해 민간이 개발 역량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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