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의장 선출 이틀째 무산, 바이든 “부끄럽다” 일침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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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카시, 4~6차 투표 과반 실패
공화 자중지란·민주 일치단결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의회가 100년 만에 1차 투표에서 하원의장 선출에 실패(부산일보 4일 자 12면 보도)한 데 이어 다음 날 이어진 재투표에도 과반 득표자가 없어 의장 선출이 무산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의회에서 벌어지는 난맥상을 두고 공화당을 향해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4일 워싱턴포스트 등의 보도에 따르면 공화당 의장 후보인 케빈 매카시(사진·58) 원내대표가 과반 이상 지지를 얻는 데 또 실패했다. 지난 3일 투표처럼 세 번이나 치러진 재투표에서도 공화당 내부에서 반란표를 던진 의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진행된 4~6차 투표에서 매카시 의원은 201표씩 확보하는 데 그쳤다.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이 바이런 도널드(플로리다) 의원을 새 의장 후보로 내세운 뒤 20표를 몰아준 것이다. 반면 민주당 의원 전원은 지난 투표와 마찬가지로 일치단결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의장 후보인 하킴 제프리스(뉴욕) 원내대표는 자당 의원 전원의 지지를 받아 212표를 챙겼다.

이날 재선거가 벌어지기 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매카시 원내대표를 지지하며, 공화당의 단결을 촉구했다. 그럼에도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 3일보다 매카시 의원 득표가 1표 줄어지는 일도 벌어졌다. 미국 방송 CNN은 이를 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가 공화당 내 매카시 원내대표 반대파에게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직후부터 매카시 의원이 민주당과 바이든 행정부에 결기를 드러내지 못한다고 공공연하게 비판해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가 공화당의 자중지란으로 마비된 현상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 기자들과 만나 “전 세계가 (미국) 의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부끄럽다”고 말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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