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화강 상징 ‘회귀 연어’ 보기 힘들어졌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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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질 좋고 방류 늘어도 개체수 감소
수십 만 치어 뿌려도 0.1%만 돌아와
수온 상승·자연 재해·포획 등 영향
회귀 유도 다양한 방안 강구 목소리

울산 태화강의 자연 회복을 상징하는 회귀 연어가 줄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 태화강 전경. 울산시 제공 울산 태화강의 자연 회복을 상징하는 회귀 연어가 줄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 태화강 전경. 울산시 제공

울산 태화강의 자연 회복을 상징하는 회귀 연어가 줄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을 비롯해 가을 태풍, 통계적 착시 등이 복합해서 작용한 결과로 추정된다.

5일 울산시와 울주군 등에 따르면 2022년 태화강 회귀 연어 조사에서 산란 후 포획되거나 사체로 발견된 연어는 모두 173마리로 집계했다. 지난해 136마리보다 다소 늘었지만, 최대치를 찍은 2014년 1827마리와 비교하면 10분의 1에 못 미친다.


연도별 회귀량을 보면 2016년부터 감소 추세인데 들쭉날쭉한 편이다. 연어가 본격적으로 올라오기 시작한 2009년 614마리, 2010년 716마리 수준에서 2013년 1788마리, 2014년 1827마리로 크게 늘었다가 2016년 123마리, 2017년 143마리, 2018년 269마리, 2019년 162마리, 2020년 885마리, 2021년 136마리로 전반적인 감소 추세를 보였다.

울산시와 울주군은 태화강이 1급수 지위를 회복한 2000년부터 매년 갓 부화한 어린 연어(치어) 수십만 마리를 방류하고 있다. 어린 연어는 북해도 해역을 지나 알래스카 베링해와 북태평양에서 2~5년까지 성장해 약 2만km의 긴 여정을 마치고 산란을 위해 다시 태화강으로 돌아온다.

지난 23년 간 태화강에 방류한 어린 연어는 총 773만 7000마리로, 이 중 태화강에 돌아온 연어는 약 0.1%인 8584마리에 그쳤다.

회귀 연어가 줄어든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연어의 서식처인 바닷물의 온도 상승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연어는 냉수성 어종이다. 울주군이 2019년부터 진행한 해양수온조사 결과를 보면 2019년 23도, 2020년 22도, 2021년 23도, 2022년 24도로 엇비슷해 보이지만, 해양학자들은 바닷물의 온도 1도 상승은 육지에서 기온 10도 상승과 맞먹는다고 분석한다. 실제 지난 4년 간 수온이 가장 낮은 2020년에 회귀 연어가 가장 많았다.


태화강에 방류된 어린 연어. 울산시 제공 태화강에 방류된 어린 연어. 울산시 제공

지구온난화로 인한 연어 회귀량 감소는 전 세계적 현상인데, 수온 상승에 따른 연어 치어의 폐사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립수산과학원이 발간한 ‘2022 수산분야 기후변화 영향 및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4년 간(1968~2021년) 국내 해역의 연평균 표층수온은 1.35도 올랐으며, 이는 전 세계 평균 상승 온도인 0.52도보다 2.5배 높은 수치다.

가을 태풍 같은 자연재해도 연어 회귀와 연관이 있다. 연어가 돌아오는 시기인 9~10월에 각각 태풍 ‘차바’, ‘콩레이’가 강타한 2016년과 2018년의 경우 연어 회귀량이 100~200마리 대에 머물렀다. 바닷물과 강물을 오가는 연어는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고 알려져 있다.

또 갈수기에는 포획 장소인 구영교 쪽과 무관한 곳에서 연어의 정체 현상이 발견되기도 해 장소의 영향도 무시하기 어렵다. 조사 기간이나 방법적 한계 등으로 인한 ‘통계적 착시’가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혹시 연어가 돌아오지 못할 정도로 태화강 수질이 나빠진 건 아닐까.

울산시가 국립수산과학원에 맡겨 ‘2022 태화강 바지락 서식지 환경 및 자원량 조사’를 진행한 결과, 연어 회귀 경로와 겹치는 바지락 서식지의 경우 2009년 조사 결과와 비교해 용존산소가 크게 개선됐고, 저질 상태도 양호하며, 중금속 영향도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에서 방류한 연어가 꼭 모천인 태화강으로 돌아온다는 보장도 없다. 태화강 연어의 경우 2019년도부터 이석 표지해서 방류하는데 2022년 강원도에서 잡힌 해면연어 중에 태화강 산(産)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석 표지는 수온자극을 통해 이석(귀속의 뼈)에 일종의 바코드 같은 나이테 모양이 형성되는 것을 일컫는다. 연어가 북쪽에서 내려오면서 영역 확장 차원에서 수온이 낮고 서식 환경이 좋은 곳으로 옮겨간다는 분석도 있다.

회귀 연어를 조사하는 태화강생태관 관계자는 “엄밀히 말해 ‘연어 회귀량’이 줄었다기보다 ‘연어 포획량’의 변동 폭이 크다고 보는 게 맞지 않나 싶다”며 “연어 회귀를 조사하는 전국 유관기관과 협력해 이석 표지 등을 토대로 포획량 조사의 정확도를 높이고 연어 회귀를 유도할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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