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기능 저하 동반하는 조울증, 우울증과는 처방부터 다르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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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가나병원
가족력 높게 작용, 유병자 있을 땐 예의주시
재발 잦지만 약물 효과 좋아 빠른 치료 중요

신애린 가나병원 진료과장이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가나병원 제공 신애린 가나병원 진료과장이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가나병원 제공

조울증은 학술용어로 양극성 정동장애라고 한다. 줄여서 양극성 장애라고 말하기도 한다. 조울증 환자는 조증 상태와 우울증 상태의 양극을 번갈아가며 롤러코스터와 같은 기분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조증 상태(조증 삽화)에는 특정 사건이 유발되지 않았는데도 고양된 기분이 들고 자신감이 넘치며, 예민하고 짜증이 많아지면서 폭력적이거나 공격적으로 된다. 말과 생각도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고 목소리도 커진다. 수면욕과 식욕은 비정상적으로 감소하고, 목표지향적 활동이 증가하면서 무모한 행동을 하지만 진득하게 일을 하지는 못하며, 과도한 소비나 성관계를 하는 등 자기 파괴적 행동을 한다. 우울증 상태(우울 삽화)에는 우울하고 불안하며 의욕이 없어지는 기분이 들고 불면과 식욕 저하와 같은 신체 증상을 동반하며, 자존감이 떨어지고 외로움을 느끼는 인지 증상을 가지게 된다. 위와 같은 증상은 감정 곡선이 너무 올라가거나 내려간 채로 일주일이나 2주 이상 지속되면 내리게 되는 진단이다.

신애린 가나병원 진료과장은 “대개 정상적인 수면을 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감별하게 되고, 항상 우울한 상태에 있더라도 한 번 경미한 조증이 있으면 조울증으로 진단이 내려지므로 신중하게 진단을 내린다”며 “단지 하루 느끼는 상승된 기분이나 우울한 감정은 조울증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울증은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유형1은 조증과 심한 우울 상태가 나타나는 유형으로 조증 삽화에서는 에너지 대사가 비약적으로 증가하다가 심각한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유형2는 경조증과 우울증이 나타나는 유형으로 남들이 보기엔 성공적인 사람으로 보이기도 하는데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유형1로 넘어가기도 한다.

과거에는 우울증과 조울증을 같은 기분장애 질환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우울증은 반복해도 뇌 기능이 떨어지지 않지만, 조울증은 심각한 뇌 기능 저하를 가져오면서 인지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조울증과 우울증은 진단 기준이 다르고 처방 약물도 다르므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신애린 진료과장은 “조울증은 가족력이 높게 작용하므로 가족 중 유병자가 있으면 예의주시하는 것이 좋다. 오랜 기간 증상이 없기도 하지만 재발이 잦고 한 번 재발하면 발병 주기가 짧아지므로 초기 발병 때 치료를 시작해 일 년 정도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약물 치료로 잘 잡히는 질환이므로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대개 조증 삽화에서 환자는 조증인 상태를 누리고 싶어해 치료가 어렵고, 우울증 삽화에는 무력한 나머지 치료를 거부한다. 그래서 직업‧사회적 기능 유지가 어렵거나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않다면 본인이 병식을 느끼도록 약물치료와 함께 약물 교육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조울증은 치료 후 과거력을 되짚어 보면서 느끼는 죄책감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자기방어를 위해 작용한 조증을 치료하고 나서 이에 대비한 심리적 방어기제를 개발하지 않으면 다시 심각한 우울증에 빠질 수도 있다. 따라서 환자를 둘러싼 가족들의 이해와 지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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