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 “문제 많은 TK신공항 특별법 통과시키지 않겠다”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강연서
중추공항 명시·화물 독식 우려
“공법 논쟁에 부산시 시간 허비
2029년 조기 개항 로드맵 필요”
박 시장 상반기 정부 확답 받아야
국토교통위 교통법안소위원장인 최인호(부산 사하갑) 의원이 “여러 문제가 있는 ‘대구‧경북(TK)통합신공항 특별법’을 통과시키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9일 오후 2시 부산 동구 부산일보사 강당에서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을 주제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 교통법안소위원장 최인호 국회의원 특별 초청 강연회’에서 나온 주장이다. 이 행사는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당위성과 추진 과정을 살펴보고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의 주요 변수로 등장한 TK통합신공항 추진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가덕신공항 조기착공 국민행동본부(공동대표 류정호·남언욱) 등 주최로 마련됐다. 이날 강연자로 초청된 최 의원은 국토교통위 교통법안소위원장으로 TK통합신공항 특별법 등 공항 관련 법안을 1차로 심사하고 통과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최 의원은 이날 국내 공항 위상과 위계를 전반적으로 고려하면 TK통합신공항 특별법을 통과시켜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TK통합신공항 특별법에는 TK통합신공항을 중남부권 중추공항으로 지향한다고 하지만, 국내에 중추공항은 인천공항 단 한 곳뿐이다. TK통합신공항을 인천공항만큼 규모로 키워야한다는 얘기다. 국내에 중추공항 두 곳을 두도록 법으로 명시하는 것은 과도한 욕심”이라고 밝혔다.
최 의원은 항공화물 점유율과 군사상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인천공항이 현재 항공화물을 98%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TK통합신공항은 법적으로 항공화물 점유율을 30~40%로 명시하려 한다. 가덕신공항이 조기개항하지 못할 경우 TK통합신공항이 항공화물은 물론 주요 노선을 모두 차지할 우려가 크다”며 “무엇보다 TK통합신공항을 유사 시 인천공항의 대체 공항으로 명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TK통합신공항은 군사공항이며 적의 제1 타격 대상인데 어떻게 대체 공항이 가능하냐”고 따졌다.
최 의원의 우려처럼 TK통합신공항 특별법에 과도한 측면이 있는데도 정부는 TK통합신공항 건립 사업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실제, 국토부는 지난 3일 신년 업무계획에서 TK통합신공항 특별법을 제정하고 사전타당성 조사를 올 상반기까지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TK통합신공항에 대한 관심과는 달리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은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는 게 최 의원 생각이다. 정부 관심은 크게 떨어졌고 부산시도 공법 논쟁으로 시간만 허비한다는 것이다. 그는 “가덕신공항이 오는 2029년 조기개항하려면 내년 연말이나 늦어도 2025년 초에는 착공해야한다. 올해에는 반드시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로드맵이 나와야 한다”며 “그동안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을 위해 정부에 로드맵을 제시하라고 수차례 요구했으나 국토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 어느 누구도 책임 있는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특히 부산시도 검증되지 않은 공법 논쟁으로 시간만 허비하며 중요한 시기를 낭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2030부산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가 결정되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부산엑스포의 성공적 유치를 위해서라도 박형준 부산시장이 결단을 내려야한다고 촉구했다. 올 4월 부산을 방문하는 엑스포 현지 실사단에게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의지를 확고히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박 시장이 상반기에 정부로부터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과 관련한 확실한 답을 받아낼 수 있도록 결연한 자세를 보여야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부산엑스포도,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도 물 건너 간다. 시의 수장답게 당당한 모습을 보여줄 때”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시민단체는 “정부가 올 상반기에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으면 TK통합신공항 특별법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가덕신공항 조기착공 국민행동본부 강진수 총장은 “가덕신공항은 부울경이 도약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다. 그러나 부산시가 느닷없는 공법 타령하고 있는 사이에 TK통합신공합 특별법이 일사천리로 속도를 내고 있다”며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을 저해하는 TK통합신공항을 결사 반대한다”고 말했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