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때 발견한 반고형 폐결절, 폐암 가능성 대비해야”
[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속편한내과
폐결절, 폐암 가능성 대비 3~6개월 추적관찰 필요
저선량 흉부 CT 검사, 5mm 이하 결절도 발견 가능
건강검진을 받다가 우연히 폐결절을 발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폐결절이란 3cm 이하의 덩어리가 폐에 생긴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폐결절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 데 반해 드물게 폐암으로 발전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폐암의 5년 생존율은 2015부터 2019년까지 34.7%로 위암이나 대장암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매우 낮다. 그러나 초기 폐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이 65.9%로 높아지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저선량 흉부 CT 검사가 폐암 조기 진단에 효과적이라는 연구들이 나오면서, 국내에서도 2019년부터 폐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국가 폐암 검진 사업이 시작됐다. 또 건강검진의 일환으로 저선량 흉부 CT 검사를 받는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흉부 X선으로는 폐의 15~20%는 볼 수 없고, 종양이 1cm 이하이거나 심장과 가까운 곳에 숨어 있으면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비해 CT 검사는 해상도가 우수해 5mm 이하의 작은 폐결절도 발견할 수 있다.
정재원 속편한내과 원장은 “저선량 흉부 CT 검사를 하면 폐결절 발견 빈도가 높지만 암으로 진단되는 경우는 3% 미만으로 대부분은 일종의 감염 후 흉터로 볼 수 있다”며 “폐암 위험성이 높은 병변은 크기와 모양, 영상학적 특성에 차이가 있어 환자 맞춤형 추적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폐결절은 영상의학적 형태에 따라 고형 결절과 반고형 결절로 나뉘고, 반고형 결절은 부분 고형 결절과 간유리 결절로 나뉜다. 고형 결절은 완전하게 불투명한 음영을 가진 결절이고, 부분 고형 결절은 말 그대로 부분적 고형 성질을 가진 결절로 고형 결절 성분과 간유리 성분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간유리 결절은 폐 실질의 구조가 보일 정도로 음영이 불투명한 경우로만 이루어진 결절을 말한다.
이러한 형태학적 분류가 중요한 이유는 고형 결절보다 반고형 결절이 폐암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반고형 결절 중에서도 부분 고형 결절이 폐암 가능성이 가장 높다. 반고형 결절은 폐암 검진 환자에서 1.7~9.4% 정도의 발견율을 보이며, 폐암 진단 환자의 60% 정도가 부분 고형 결절이었다. 다만 반고형 결절 중 처음 발견된 결절의 30%, 새로 생긴 결절의 78%가량이 저절로 사라지는 경우가 있어 추적 검사가 중요하다.
폐암 가능성이 낮은 결절은 1년 후 추적관찰을 하면 되지만 나머지 결절은 3~6개월 이후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정재원 원장은 “8mm 이상의 고형 결절이나, 부분 고형 결절 중 6mm 이상의 고형 부분이 있는 결절은 폐암 전문가에게 진료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전체 폐암 환자 중 비흡연 환자의 비율은 30% 정도로 알려져 있다. 비흡연자에게서 더 흔하게 발생하는 간유리 음영 결절은 경과 관찰 중 사라지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는 폐암의 전암 병변으로 천천히 자라기도 한다. 비흡연 여성의 폐암은 비소세포암의 한 종류인 선암이 가장 많고, 표적 항암치료제 등에 잘 반응하는 ‘EGFR 및 ALK’ 유전자 돌연변이가 3분의 2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치료 성적도 비교적 우수하다. 따라서 비흡연자가 폐결절을 발견한 경우도 적극적인 추적 검사를 해야 한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