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성 품고 다양한 세대·세계 잇는 ‘미래형 미술관’
개관 5주년 맞은 부산현대미술관
10일 운영 방향·전시 계획 등 발표
지역과 글로벌을 잇는 미래형 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이 개관 5주년을 맞아 국제적 미술관으로 도약을 위한 운영 방향과 올해 전시 계획을 발표했다. 부산현대미술관 강승완 관장은 10일 연두 기자 간담회에서 미술관 발전을 위해 ‘미래형 미술관 구축’ ‘미술관 정체성 강화’ ‘현대미술 대중화’ ‘미술관 핵심기능 강화’라는 4대 목표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생태적 상상력·친환경 구현에 특화된 전시
홈페이지 개편, 미술관 로고 ‘부산 모카’ 변경
어린이·시니어 교육 문화 프로그램 강화도
영화 도시 특성 반영 ‘시네미디어’전 등 신설
미래형 미술관 구축에는 ‘디지털 대전환’ ‘기후 변화 위기’라는 문명사적 변혁기에 미술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을 담아냈다. 지역성에 기반한 새로운 담론을 생산·공유·확산해 동시대성을 선도하고, 세계와 통하는 부산현대미술관의 잠재력을 발휘하겠다는 취지다.
부산현대미술관의 숙원 과제인 독립형 홈페이지 개발도 추진한다. 메타버스 기반의 미술관을 구축하고, 감성 기술 융합 콘텐츠 개발과 공유를 위한 디지털 플랫폼 강화에 나선다. 이를 통해 공간을 넘어 관람객과 소통하는 확장된 개념의 미술관을 구현하겠다는 의미다.
부산현대미술관은 을숙도 생태공원이라는 미술관 입지 조건을 살려 ‘생태적 상상력’ ‘상생’ ‘친환경 미술관’ 구현에 특화된 전시·교육·문화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콘텐츠로 미술관의 정체성을 부각하는 동시에 부산현대미술관 로고를 ‘부산 모카(Busan MoCA)’라는 문자 심볼 마크로 변경한다. ‘MoCA’는 현대미술관(Museum of Contemporary Art)의 약어이다. 강 관장은 “‘모카 상하이’와 같이 도시 이름이 뒤에 오는 경우가 많은데, 부산을 앞에 내세워 도시의 정체성을 더 드러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부산현대미술관은 현대미술 대중화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람객과의 소통 확대에 나선다.
우선 미래세대인 어린이 관련 프로그램을 강화한다. 지난달 중순부터 열리고 있는 ‘포스트모던 어린이’가 대표적인 예이다. 부산현대미술관 최초의 어린이 전시인 ‘포스트모던 어린이’는 4월 23일까지 1부 전시, 5월 5일부터는 2부 전시에 들어간다.
부산현대미술관은 어린이를 위한 교육문화 프로그램인 ‘꼼지락’을 개편하고, 성인 가족 대상 프로그램인 ‘교실’과 시니어 프로그램 ‘사부작사부작’을 신설한다. 특히 가족 또는 젊은 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방문율이 낮은 시니어 관람객 발굴을 위한 프로그램 마련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부산현대미술관 지하 1층에 위치한 어린이 독서공간 책그림섬에는 생태 그림책 코너 ‘우리 동그라미’를 만들 예정이다. 이번 달에는 팝업북 작가 정혜경과 함께 생태 팝업북 <을숙, 새가 머무르는 섬>을 제작해 책그림섬에서 소개한다. 또 2월부터는 어린이의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를 돕는 ‘어린이 도슨트’도 운영한다.
관람객을 위한 편의시설 개선에도 나선다. 하반기에 로비의 공간 전체를 재배치하고 4층 옥상 개방 등을 통해 관람객이 예술작품과 함께 을숙도의 자연환경도 감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미술관 핵심기능 강화를 위해서 연구, 작품 수집, 전시, 국제교류, 교육, 학술, 출판, 홍보마케팅 업무의 연계 구조를 만들고 미술관 각 분야 종사자의 전문성을 높이는 재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자연, 뉴미디어, 인간’ ‘미디어 작품의 수집과 전시’ 등 단기와 중장기 연구과제를 선정해 추진하고, 국내외 유관 기관이나 전문가와 적극적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지난 5년간의 미술관 운영과 사업 결과를 정리한 <부산현대미술관 사료집 2018~2023>도 발간한다.
부산현대미술관은 올해 전시 일정도 발표했다. 4월부터 ‘부산현대미술관 시네미디어’가 열린다. 영화 도시 부산의 특성을 반영해 신설한 격년제 프로그램으로, 미술관을 생태친화적 영화 전시 공간으로 만든다. 올해는 ‘영화의 기후: 섬과 행성’이 4월부터 8월까지 열린다.
4월 22일부터는 미술관 로고 공모전 ‘부산현대미술관 정체성과 디자인’이 열린다. 새로 바뀔 미술관 로고 제안물을 전시하고, 시민 투표와 전문가 심사를 거쳐 최종 디자이너를 선정한다.
8월부터 다학제적 공모 융합전 ‘2023 부산현대미술관 플랫폼-재료 모으기’가 연례전으로 신설된다. 문화예술부터 과학기술까지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환경과 생태계에 대한 사회적 고민을 전시로 공유하는 자리를 만든다.
9월에는 동시대 미술관이 추구하는 친환경을 질문하고 해답을 찾는 전시 ‘자연에 대한 공상적 시나리오’가 진행된다. 9월 말에는 어린이 생태 환경 프로그램에 특화된 전시 ‘노래하는 땅’이 열린다.
9월 22일부터는 소장품 상설전 ‘부산현대미술관 소장품섬’도 운영한다. 지하 1층 공간 일부를 활용, 미술관 소장품을 관람객에게 상시 개방하고 관람 공백을 없도록 하겠다는 취지이다. 현재 285점인 소장품 중 세계적 미디어 아티스트 존 아캄프라의 3채널 영상 ‘공항’, 부산 출신 송기철 작가의 영상 설치 ‘이미 여기에 늘 평화롭게 존재한다’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