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 자존심’ 권순우, ATP 투어 4강 진출 ‘강 스매싱’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2차
단식 8강전서 이메르 2-0 완파
드레이퍼와 결승행 놓고 격돌
시속 200km 넘는 정교한 서브
한층 향상된 경기력으로 선전
다음 주 호주오픈 활약 기대감
‘한국 테니스의 선두주자’ 권순우(26·당진시청·세계 랭킹 84위)가 다시 한번 날아올랐다. 권순우는 2023년 새해에 처음 출전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에서 4강에 오르며 다음 주로 다가온 호주오픈 대회에서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권순우는 12일(한국시간)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ATP 투어 250시리즈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2차 대회(총상금 64만 2735달러) 남자 단식 8강전에서 ‘스웨덴 신성’ 미카엘 이메르(77위)를 세트 점수 2-0(6-1, 6-2)으로 완파했다. 권순우는 새해 첫 ATP 대회에서 4강에 진출하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권순우가 ATP 투어 단식 4강에 진출한 것은 지난해 10월 라쿠텐 일본오픈 이후 3개월 만이다. 권순우는 다음 주 발표되는 세계 랭킹 순위도 70위권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예선부터 이번 대회를 시작한 권순우는 단식 2회전에서 토마시 마하치(체코·115위)에게 1-2(5-7, 6-3, 3-6)로 졌다. 하지만 본선에 불참을 선언한 선수들이 나오면서 운 좋게 본선행 막차를 탔다. 본선 진출권을 거머쥔 권순우는 이후 승승장구하며 4강까지 올랐다. 특히 전날 열린 16강전에서는 세계 랭킹 15위 파블로 카레뇨 부스타(스페인)에게 2-1(3-6, 6-4, 6-4) 역전승을 거두고 8강전에 진출했다.
권순우는 이날 경기에서 1세트부터 이메르를 압도하는 실력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최고 시속 207km에 이르는 강력한 서브를 상대 진영 곳곳에 꽂으며 눈에 띄게 향상된 기량을 선보였다. 서브 에이스를 5개 뽑아냈고, 공격 성공 횟수도 20개를 기록하며 6개에 그친 이메르를 압도했다.
권순우는 1세트 1~4게임에서 3-1로 앞서며 경기 주도권을 손에 쥐었다. 이후 내리 5·6·7게임을 가볍게 따내며 1세트를 6-1로 마무리 지었다.
이메르는 반격했다. 이메르는 권순우가 서브 공격권을 가진 2세트 1게임을 따내며 추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권순우는 멈추지 않았다. 권순우는 이메르가 서브 공격권을 확보한 2게임을 이기며 1-1 균형을 맞췄다. 이후 3·4게임을 따내며 3-1로 전세를 뒤집었다. 권순우는 강력한 서브를 바탕으로 이메르의 범실을 이끌어냈고, 6-2 큰 게임 차로 2세트를 따내 4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권순우는 지난해보다 한층 정교하면서도 날카로운 서브로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이번 대회에선 시속 200km를 훌쩍 넘는 서브를 넣으며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는 서브 에이스 5개를 기록했고, 앞선 16강전에서는 11개의 서브 에이스를 성공하기도 했다. 서브 낙하 지점 역시 상대 진영 깊숙한 곳에 떨어뜨리면서 상대 선수의 실수를 이끌어내는 경기를 펼치고 있다.
권순우는 잭 드레이퍼(영국·40위)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드레이퍼에겐 지난 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1차 대회 본선 1회전에서 0-2(2-6, 1-6)로 완패한 바 있다. 권순우는 드레이퍼를 상대로 설욕전을 통해 올해 첫 ATP 투어 대회 결승 진출을 노린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