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 신도시 고교 과밀, ‘폐교’ 활용한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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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교육청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시교육청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강서구 명지 국제신도시 고등학교 학급 과밀을 해소하기 위해 교육청이 폐교 활용을 추진한다. 학교 증축, 신설 대신 임시로 학급 수를 늘려 학급 당 학생 수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고등학교의 경우 2026년까지 신축 계획이 없어 ‘콩나물 교실’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교육청은 “부산 경일고와 내년 신학기 전까지 교실 확보를 위해 2020년 이후 사용되지 않고 있는 옛 경일중 교실 활용 방안을 논의 중이다”고 12일 밝혔다. 교육청은 지난해 2023학년도 명지 지역 평준화 적용 일반고 입학 희망자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남학생 354명, 여학생 414명이 명지 지역 내 고교 진학을 희망했다. 희망 인원을 명지 지역 내 2곳(명호고, 경일고)의 학교에 분산 배치할 경우 남학생의 경우 학급 당 34명, 여학생의 경우 학급 당 인원은 40명에 육박하게 된다.

교육청은 지난해부터 명호고, 경일고 진학 희망 학생 전원을 희망안대로 배치하는 방법과 일부 학생을 강제로 명지 외곽 지역으로 배치하는 방안을 두고 내부 논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희망 배정안은 과밀 학급이 해소되지 않는 점, 외곽 배치안은 학생들의 통학 거리가 문제였다. 교육청은 제3의 대안으로 2020년 학교 신축 이후 활용되지 않고 있는 옛 경일중 건물을 활용하기로 했다. 교육청은 학교 재단 측과 협의해 남학생 1개 학급, 여학생 2개 학급을 신설하기로 하고 재반 시설 마련 등을 3월 개학에 맞춰 진행할 계획이다. 학급 3개가 추가되면 학급 당 인원은 평균 31명으로 줄어든다.

교육청이 폐교 활용을 궁여지책으로 내놨지만 명지 지역 고등학교 문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폐교 활용으로 학급당 평균 학생 수가 31명으로 줄어들지만 타 지역과 비교하면 학급 당 학생 수는 매우 많다. 해운대구, 수영구, 기장군의 경우 고교 학급 당 평균 학생 수는 26명이고 사하구, 서구, 영도구, 중구의 경우 평균 학생수는 23명이다.

이같은 문제는 최소 2026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명지 지역 고등학교는 2026년 부산남고가 신설될 때까지 신축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명지 국제신도시의 경우 2010년대 후반부터 인구가 폭증했고 학교 신설 요구가 빗발쳤다. 명지 국제신도시가 있는 명지1, 2동 인구는 2016년 5만 567명에서 2022년 8만 3919명으로 6년 동안 3만 명 가량 늘어났다. 18세 미만 인구 수는 2016년 1만 4049명에서 2022년 2만 2596명으로 급증했다. 학교 신설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됐고 영도에 있던 부산남고가 이전안을 확정지었지만 앞으로 2025년 인근 명지국제신도시 2단계 사업이 완공되면 8773세대가 입주 예정이어서 초,중,고 모두 과밀 학급 해소책을 중장기적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2026년 부산남고가 개교할 때까지 고등학교 과밀 학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학급 증설, 모듈러 교실 확보 등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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