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전대 최대 변수 ‘나경원 출마’ 여전히 안갯속
대통령실, 사의 표명 ‘무반응’
나, “윤 성공” 외치며 몸 낮춰
친윤계, 불출마 관측에 무게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최대 변수로 떠오른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 여부가 여전히 ‘안갯속’이다.
사흘 전 나 전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던질 때만 해도 출마 결심을 굳혔다는 반응이 나왔지만, 전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줄곧 강조했던 나 전 의원의 발언, 나 전 의원에 대한 윤 대통령의 애정을 거론한 대통령실의 반응 등에서 불출마를 점치는 시각이 많아지는 양상이다.
대통령실은 지난 9일 나 전 의원의 사의 표명에 대해 사흘째 사실상 ‘무반응’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나 전 의원의 실물 사직서가 제출된 것이 아닌 만큼 윤 대통령이 ‘반려’ 또는 ‘수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나 전 의원 측에서 “비상임 위촉직의 경우 사의 전달로 절차를 갈음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는 간극이 있다.
이 때문에 대통령실이 나 전 의원의 사의 자체를 부정하며 전대 출마의 발을 묶어 두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친윤(친윤석열)계인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서 ‘나 전 의원에 대한 애정이 있다, 사의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메시지가 나왔다”며 “(나 전 의원이 대통령의 뜻을)거스르고 인사혁신처로 가서 사표를 낼 정치적 동력이 있을까”라고 말했다. 출마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의미다.
비윤(비윤석열)계인 하태경 의원도 “나 전 의원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사실 윤 대통령 지지자”라며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가 끝까지 회복이 안 되면 지지율은 물거품으로 빠질 수가 있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직후인 지난 11일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당의 절대 화합”을 강조하며 대통령실과 충돌을 원치 않는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신했다.
전날 오후에는 ‘문정인, 나경원이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에 영향’이라는 제목의 기사와 함께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등과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자신의 보수 정체성을 강조하면서 전대 출마 의지를 우회적으로 내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나 전 의원이 자신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리는 상황을 최대한 유지해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려 한다는 시각도 있다.
양측 모두 정면충돌을 피하기 위한 ‘시간 벌기’ 행태를 보이면서 현재의 모호한 상황을 윤 대통령의 해외순방(14일) 이후까지 지속할 가능성도 있다. 나 전 의원은 전대 출마에 대해 설 연휴 전에는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