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없는 충돌 예고… 설 연휴 전 국회는 ‘지뢰밭’
야, 북한 무인기 정부 대응 미흡 지적
여, 문 정부 대북 유화책 원인 방어막
일제 강제징용 피해보상 공방 불가피
이태원 참사 국조 보고서 내용도 진통
여야가 설 연휴 직전인 이번 한 주 동안에도 쉼 없는 충돌을 이어갈 전망이다. 북한 무인기 사태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보상 해법,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등 여야 간 시각차가 현격한 현안들이 줄줄이 논의 테이블에 오른다.
15일 여야에 따르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17일, 국방위원회는 오는 19일 각각 전체회의를 열어 최근 벌어진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투 사퇴를 다룬다.
더불어민주당은 무인기 침투 당시 정부 대응의 미흡함을 지적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무인기의 대통령실 인근 비행금지구역 촬영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대통령실 용산 이전’의 부당성까지 재차 거론할 태세다. 앞서 민주당 ‘대통령실 관련 의혹 진상규명단’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실 이전 당시 수도방위사령부가 최소 (반경) 5.6km 이상의 비행금지구역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지만, 정부는 이를 무시했다”고 주장하면서 관련 의혹에 대한 감사를 촉구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번 북 무인기 부실 대응의 원인으로 문재인 정부의 대북 유화책으로 인해 군 대비 태세 약화를 지목하는 것으로 방어막을 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서 정부의 무인기 맞대응을 민주당이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주장한 것을 이유로 ‘대북 굴종’ 프레임도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외통위에서는 최근 정부가 제시한 강제징용 해법을 둘러싼 공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는 최근 한국 기업 등으로부터 기금을 조성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변제하는 방식의 해법을 공식화했지만, 피해자 측은 지난 12일 국회 토론회에서 “배상 책임이 있는 기업이 빠진 것은 물론 일본의 진정한 사과 없는 해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지난 13일 “일본 사과도 없이 우리 기업의 재원으로 피해를 보상하는 것은 간·쓸개를 다 내주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고령인 피해자들에 대한 늦지 않은 보상과 한일관계 회복이라는 ‘현실론’으로 맞설 계획이다. 이와 관련, 정부의 ‘제3자 변제’ 방안이 공식화된 이후 박진 외교부 장관이 지난 13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통화하고,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같은 날 아소 다로 전 총리 등 일본 지도자들과 만나 강제징용 해법을 논의하는 등 양국 간 의견 교환이 긴밀해지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사실상 모든 활동을 마무리하고 보고서 채택만 남은 이태원참사 국정조사 특위 활동도 막판까지 진통을 겪고 있다. 민주당은 보고서에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의 책임은 반드시 거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주당은 이 장관 탄핵소추안 발의도 고려 중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이 장관 파면 촉구에 대해 “정치적 책임의 문제인데 그건 임명권자가 판단할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특위 활동이 종료되는 17일 이후에도 여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민주당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국정조사 이후에도 진상규명을 이어갈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혀 특위 종료 이후에도 정부의 ‘대응 부실’을 계속 문제 삼겠다는 점을 시사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