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돋보기] 중국이 열리는 순간을 담는다
권명재 하나증권 서면금융센터 투자의정석아카데미 대표강사
2022년 11월 7일.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됐던 중국 베이징 마라톤대회가 3년 만에 열렸다. 방역을 위해 총을 앞세워 통제하고 감염자의 집 현관문을 굵은 철사로 막아 출입을 봉쇄했던 중국이 코로나19에 대한 정책의 큰 흐름을 바꾸는 상징적인 이벤트였다. 필자를 포함해 증권투자에 ‘진심’인 사람이라면 지난 3년간 정말 고대했던 변화 중의 하나라고 확신한다.
중국은 인구와 소비라는 측면에서 압도적인 세계 1위이다. 한국 인구의 27배가 넘는 14억 명의 인구를 보유한 거대한 나라로서,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의 GDP를 기록하고 있으며, 중국은 이 GDP에서 소비의 기여도가 65%나 되는 소비 대국이다. 한국의 화장품 대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은 코로나 이전 중국 매출 비중이 70%나 되고, 한국의 반도체 수출의 비중의 40%가 중국이다. 중국이 열린다는 것이 증권투자시장에 있어서 얼마나 강력한 긍정의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중국이 열리기 시작하는 순간이 보인다면,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담아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패션 브랜드 ‘MLB’와 ‘DISCOVERY’로 대변할 수 있는 코스피 시가총액 58위 기업, ‘F&F’를 사례로 준비했다. 1997년 라이센스 브랜드 MLB를 론칭해 성공을 거두고, 2010년에 MLB KIDS를 출범시켰다. 2017년에는 홍콩, 마카오, 대만 등 아시아 비즈니스를 시작했고 2019년부터는 중국까지 확장했다. 2020년부터 F&F 중국 매장 수는 가파르게 증가해 2020년 71개, 2021년 472개, 2022년 840개, 그리고 2023년에는 1100개가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덕분에 2019년 4만 원이었던 F&F의 주가는 2021년 18만 원까지 상승했다. 이것이 한국에서 잘 만들어진 브랜드에 대한 중국 진출의 위력을 잘 설명하는 하나의 사례이다. 그리고 F&F는 이러한 MLB의 성공적인 성장전략을 시작으로 2012년에는 ‘DISCOVERY’, 2018년에는 ‘STRETCH ANGELS’와 ‘DUVETICA’, 2020년에는 ‘SUPRA’, 2021년에는 글로벌 골프 브랜드 ‘TaylorMade’까지 인수하며 계속해서 새로운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증권투자시장에서 가장 선호하는 전략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스타일의 투자이다. ‘블룸버그’에서 인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나라인 한국에서 잘 만들어진 브랜드나 시스템의 글로벌 진출의 시작을 나의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것. 새벽에도 주말에도 조사분석에 몰입하는 이유는 이러한 흥분되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지금, 이러한 순간에 놓여 있는 기업들이 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