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 16일 밤 화려한 ‘라스트 댄스’ 출까
태국과 미쓰비시컵 결승 2차전
이기거나 3골 이상 비기면 우승
“태국 유리하지만 꼭 승리할 것”
‘베트남 국민파파’ 박항서(64)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이 ‘동남아 월드컵’이라 불리는 미쓰비시컵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박 감독이 지휘하는 베트남은 16일(한국시간) 밤 9시 30분 태국 빠툼타니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 결승 2차전 태국과의 원정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는 박 감독이 베트남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치르는 마지막 경기다. 이달 31일이 계약 만료인 박 감독은 이미 베트남축구협회(VFF)와 연장 계약을 하지 않기로 합의한 바 있다. 따라서 2017년 9월 베트남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5년간 동행의 마침표를 찍게 됐고, 미쓰비시컵 결승 2차전이 고별전이다.
박 감독은 2018년 미쓰비시컵의 전신인 스즈키컵 정상에 오르며 10년 만에 베트남에 우승컵을 안기는 등 이전까지 동남아 중위권에 머물던 베트남을 지역 최강 팀으로 변모시켰다. 2019년과 2021년 동남아시안(SEA) 게임에선 2연속 금메달을 따냈고,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까지 진출해 중국을 꺾는 선전을 펼치기도 했다.
이제 박 감독은 고별전을 통해 베트남에 마지막 선물을 선사할 계획이다. 베트남은 13일 하노이 홈에서 열린 결승 1차전에선 태국과 2-2로 비겼다. 전반 24분 골잡이 응우옌띠엔린이 다이빙 헤더 슛으로 선제골을 뽑았으나, 후반 연속골을 내주며 역전당했다. 다행히 후반 43분 응우옌 딴 빈이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태국 골망을 흔들어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했다.
1차전 무승부를 거뒀지만, 유리한 쪽은 태국이다. 2차전이 태국에서 열리는 데다 원정 다득점이 적용돼 2차전에서 0-0, 1-1로 비기면 태국이 우승한다.
베트남이 우승하려면 점수에 관계없이 이기거나 비기더라도 3골 이상 넣어야 한다. 2-2로 비기면 연장전을 치르고, 그래도 승패가 결정되지 않을 경우 승부차기를 벌어야 한다.
박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1차전 2-2 점수가 태국에 유리한 건 맞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포기할 이유는 없다. 우리가 이기면 우승이다. 우승컵을 차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감독 부임 후 베트남과 태국의 전적은 팽팽하다. 태국은 지난 대회 준결승에서 베트남을 2-0으로 이기고 결승에 올라 우승을 차지했다. 베트남은 지난해 5월 열린 SEA 게임 결승에서 태국을 1-0으로 꺾고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