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을 다시 세운 ‘I♥NY’… 부산도 이야기 입혀 자산으로 만들어야 [부산 새 슬로건]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요코하마 등 부정적 이미지 탈피
시민 만족감·도시 경쟁력 제고
도시브랜딩 이후 관리도 중요
부산 맞춤형 체계 함께 준비해야

뉴욕, 암스테르담, 런던, 싱가포르(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등 글로벌 도시의 유명 슬로건. 부산시 제공 뉴욕, 암스테르담, 런던, 싱가포르(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등 글로벌 도시의 유명 슬로건. 부산시 제공

아이 러브 뉴욕(I♥NY), 아이엠스테르담(I amsterdam), 토털리 런던(TOTALLY LONDON), 예스 도쿄(Yes Tokyo), 이매진 요코하마(Imagine Yokohama), 코펜하겐 오픈 포 유(cOPENhagen-Open for you), 유어 싱가포르(Your Singapore)….

가 본 적은 없더라도 한 번쯤 들어 본 적은 있을 법한 해외 유명 도시들의 성공 슬로건이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경기 침체로 인한 암울한 분위기와 치솟는 범죄율 때문에 빈곤과 치안 불안의 상징이었던 미국 뉴욕은 도심 공동화 현상이 발생하자 시민들에게 뉴욕을 아끼고 사랑하자는 캠페인을 벌이며 ‘아이 러브 뉴욕(I♥NY)’을 만들었다. 덕분에 지금은 뉴욕을 찾는 수많은 관광객이 슬로건 조형물 앞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 슬로건이 됐다.

마약, 성매매로 얼룩진 환락의 도시 이미지가 강했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2002년 지속가능한 슬로건을 만드는 도시브랜딩 작업을 시작했다. 2년 뒤 ‘I amsterdam’을 발표하고 10여 년간 시민과 함께하는 브랜딩 홍보 전략을 진행했다.

일본 요코하마는 2009년 개항 150주년을 맞아 ‘Imagine Yokohama’ 캠페인을 벌였고, 시민과 함께 도시의 미래를 구상하는 과정을 통해 낡고 쇠퇴한 도시 이미지를 벗고 문화관광지로 거듭났다.

이처럼 도시브랜딩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도시들은 각자 가진 차별성을 경쟁력으로 승화시키고, 이야기를 입혀 독특한 가치를 만들어 냈다. 그 과정에서 도시는 서서히 사람들이 모이는 곳, 관광객이 찾는 곳, 투자 가치가 높은 곳으로 발돋움했다. 이런 가치는 도시에 사는 사람에게 만족감과 자긍심을 불러일으키고, 도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산 또한 살기 좋은 도시를 넘어 부산이 축적해 온 가치와 존재의 목적에 대한 정체성을 부산만의 자산으로 만들어 가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한다. 더불어 도시브랜딩뿐만 아니라 브랜드 관리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부산 도시브랜드 전문가그룹 11인 중 한 명인 부산디자인진흥원 강필현 원장은 “도시브랜드에 담긴 부산시의 비전을 달성할 수 있도록 세부 전략을 수립하고 전략 이행 여부를 모니터링하며, 또 그 결과에 따라 인센티브 등을 제공할 필요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글로벌 도시 부산을 위한 단계별 마케팅 전략과 체계적인 자산 축적을 위한 혁신 과정이 꼭 필요하다. 이를 측정하며 관리해 완수할 수 있는 부산 맞춤형 체계가 함께 준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