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열기 시작하는 ‘쌍방울’ 김성태…국힘 “이재명 첩첩산중” 민주 “…”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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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박정하 대변인 “이젠 당 놔주고 이 대표 혼자 버텨야”
당 차원서 ‘이재명 사법 리스크’ 부각하며 집중 공세
“검찰의 소설”이라던 민주당은 반응 없이 신중 모드

태국 경찰 이민국이 최근 한 골프장에서 검거한 쌍방울 그룹 김성태 전 회장과 양선길 현 회장 검거 당시 모습을 공개했다. 태국 경찰은 김 전 회장과 양 회장의 모습을 모자이크해 언론에 공개했다. 연합뉴스 태국 경찰 이민국이 최근 한 골프장에서 검거한 쌍방울 그룹 김성태 전 회장과 양선길 현 회장 검거 당시 모습을 공개했다. 태국 경찰은 김 전 회장과 양 회장의 모습을 모자이크해 언론에 공개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국내 송환을 하루 앞둔 16일 여야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렸다. 여권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강조한 반면 야권은 공식적 언급을 하지 않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여권은 김 전 회장의 귀국으로 이 대표의 각종 의혹이 실체로 드러날 것이라며 ‘사법 리스크’를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변호사비 대납, 불법 대북 송금 등 이재명 대표의 앞길이 첩첩산중”이라며 “이 대표는 정치 투사 코스프레를 할 때가 아니다. 민주당을 이젠 놔주고 오롯이 혼자 힘으로 버텨라”라고 비판했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전날 KBS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때문에 내 인생이 이렇게 초토화됐다”면서도 이 대표와 만난 적도 없고 통화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재명·이해찬 측근들과 법률대리인들이 줄줄이 쌍방울과 연을 맺고 있는데, 이재명과 김성태는 서로 모르고 전화 한 통 한 적 없다고 하니 이걸 믿을 국민이 있느냐”고 거듭 의문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이날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하기 위해 국회를 찾은 한동훈 법무장관은 김 전 회장의 국내 송환을 두고 민주당 일각에서 검찰의 정치적 의도를 주장하는 데 대해 “범죄인이 해외 도피하면 최선을 다해 잡아 오는 게 국가 임무”라며 “민주당이 이번 범죄인 송환에 왜 이렇게 예민하게 생각하고 어떻게든 트집을 잡으려는지 잘 이해가 안 간다”고 꼬집었다. 그는 김 전 회장의 언론 인터뷰에 대해서도 “해외 도피한 중범죄자들이 귀국 직전에 자기 입장을 전할 언론사와 일방적인 인터뷰를 하고, 관련자들에게 일종의 말 맞추기 신호를 보내는 것은 과거에 자주 있었던 일”이라고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검찰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수사를 두고 ‘소설’이라고 비판했던 민주당은 이날 김 전 회장과 관련한 공식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 김 전 회장이 이재명 대표와 동일한 취지의 언론 인터뷰를 하면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적극 부인했지만, 민주당은 신중한 반응을 보인 셈이다. 김 전 회장이 실제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 어떤 진술을 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반영된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민주당 김의겸 대변인은 지난 15일 논평에서 “검찰은 대장동, 백현동, 성남FC로 안 되니 이제는 바람결에 들리는 쌍방울 소리까지 쫓아가는 것이냐”며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그야말로 소설이다. 검찰이 언론플레이를 한다고 없던 일이 사실이 되지는 않는다”고 맹비난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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