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차례상 비용, 전통시장 27만 원… 선물은 초실속형 ‘인기’
채소·수산물·육류 등 제수용품
대형마트보다 18%가량 저렴
3만 원 미만 선물 세트 매출 주도
이달까지 온누리상품권 할인 판매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18%가량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온라인 쇼핑몰의 3만 원 미만 초실속형 설 선물 비중도 전체의 60%를 넘어섰다.
16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 3~6일 전통시장 37곳과 인근 대형마트 37곳을 대상으로 올해 4인 기준 설 차례상 비용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이 평균 27만 656원으로 대형마트(32만 9473원)보다 17.9%(5만 8817원) 낮았다.
이는 설 제수용품 27개 품목에 대한 가격을 비교한 조사 결과다. 채소류는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53.6% 저렴했고 수산물은 28.3%, 육류는 19.1% 각각 낮았다. 27개 조사 품목 중에서는 19개 품목이 저렴했다.
고사리(66.7%), 깐도라지(65.6%), 대추(47.7%), 동태포(45.5%), 숙주(42.8%), 탕국용 쇠고기(34.7%) 등 순으로 가격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설 제수용품 가격과 비교하면 전통시장은 3.1% 올랐고 대형마트는 3.6% 하락했다.
과일류, 채소류는 작황 호조에 따른 생산량과 저장량 증가로 가격이 안정적인 편이라고 소진공 측은 분석했다. 반면 최근 한파와 폭설로 대파와 무 등 일부 채소류는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소고기는 도축 마릿수와 공급 증가로 가격이 안정적으로 나타났다. 돼지고기는 생산량과 공급량이 증가하였으나 외식 수요 증가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대한 위기감 확산으로 가격이 상승했다고 소진공 측은 설명했다.
유통가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일류는 지난해보다 가격이 하락했고, 곶감과 대추도 출하량이 늘며 가격이 내렸다. 나물류는 제철을 맞은 시금치는 가격이 내렸지만 해마다 생산량이 줄고 있는 고사리는 2년 연속 값이 뛰었다. 수산물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다수 품목의 가격 변동이 거의 없었지만 생육환경이 좋지 않은 다시마는 가격이 올랐다.
중기부는 설 명절을 맞아 이달 말까지 한 달간 신년맞이 온누리상품권 특별할인 판매 행사를 진행한다. 이번 할인판매는 소비심리 회복과 전통시장·상점가·골목형상점가 활성화 등을 위해 실시되는 것으로 충전식 카드형 상품권과 모바일상품권 할인율이 기존 5%에서 10%로 높아진다.
1인당 월 구매한도 역시 지류(종이)는 기존 50만 원에서 70만 원으로, 카드와 모바일은 7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10% 할인율을 적용하면 90만 원으로 최대 구매한도인 100만 원 상품권을 구입하면 10만 원을 절약할 수 있다.
한편, 설을 앞두고도 고물가 현상이 여전하자 명절 선물로 초실속형 상품을 고르는 비율도 늘고 있다.
16일 온라인 쇼핑 플랫폼 ‘티몬’이 이달 1일부터 13일까지 선물 판매 추이를 분석한 결과 3만 원 미만의 상품이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설과 비교해도 10%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5만 원 미만으로 범위를 확대할 경우 전체의 76%에 이른다.
반대로 10만 원 이상 고가 선물세트 비중은 5%p 감소한 9%로 나타났다.
상품별로 분류를 해보면 초실속형 선물을 찾는 경향은 더 뚜렷하다. 지난해 설에는 정관장, LA꽃갈비 등 고가 선물로 대표되는 정육·홍삼의 인기가 두드러진 반면 올해는 최다 구매 상위 상품에 애경 프리미엄 선물세트, CJ제일제당 스팸세트 등 최저 2만 원대 상품이 올랐다.
티몬 관계자는 "장기적인 고물가에 명절 비용 부담을 줄이려는 추세가 더해지며 선물 비용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