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효과 없는 반려견 공중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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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도·부산 사하구 다대로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이 대세인 요즘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반려견 소변 전용 공중화장실을 설치해 두었다. 현재 부산에서 반려견 공중화장실은 해운대구 APEC나루공원, 남구 평화공원, 사하구 다대포해변공원과 통일아시아드공원 등 곳곳에 있다. 앞으로도 반려견 화장실은 늘어날 전망이다.

통상 반려견 소변기는 높이 1m가량인 스테인레스 원통형으로 반려견을 유인할 수 있는 유도제가 부착돼 있다. 상단부에는 태양전지 조명도 설치해 야간에도 찾기 쉽게 했고 하단부 집진판에는 자갈과 모래를 깔아 소변이 아래쪽 정화통으로 내려가도록 유도하고 있다. 땅 아래에는 활성탄, 모래, 자갈, 발효액이 섞여 있는 친환경 정화장치가 있다. 반려동물 화장실은 이웃 간의 갈등을 줄이고 쾌적한 휴식문화를 조성할 목적으로 설치한 것이다.

그런데 반려견 화장실을 유심히 보면 사용 흔적이 거의 없어 보인다. 소변 보는 곳엔 흙이 그득하고 잡풀이 무성하다. 온종일 있어도 반려견이 사용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반려견 화장실 옆에서 되레 대소변을 보는 반려견을 여럿 보았다. 반려견 유도제가 있다지만 소변을 보겠다고 적극 의사를 표시하지 못하는 동물 특성상 화장실 이용율은 거의 없어 보인다.

따라서 반려견 화장실은 예산을 낭비한 전형적인 탁상 행정으로 느껴진다. 각 지자체 당국은 반려견 소변 전용 공중화장실 사용 실태를 점검해 추가 설치는 자제하고 기존 설치된 화장실은 사용 흔적이 없으면 철거했으면 한다. 사용하지도 않은 시설물은 흉물로 전락하고 관리에 따른 행정

력 낭비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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