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진지희·손석구…연극 무대 서는 스타들
영화 원작 ‘셰익스피어 인 러브’
김유정·정소민, 같은 배역 도전
진지희, 체호프 ‘갈매기’ 도전
손석구 ‘나무 위의 군대’ 출연
브라운관에서 주로 활약하던 스타 배우들이 잇따라 연극 무대에 도전하고 있다.
배우 김유정은 이달 막을 올리는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에 출연한다. 동명 영화(1998)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2014년 디즈니 시어트리컬 프로덕션이 ‘빌리 엘리어트’를 쓴 작가 리 홀, 영국의 연출가 디클란 도넬란과 함께 무대극으로 재탄생시킨 뒤 여러 나라에서 선보인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한국 초연이다. 이야기는 ‘로미오와 줄리엣’이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사랑으로부터 탄생했다는 유쾌한 상상에서 출발한다.
김유정은 이 연극에서 비올라 드 레셉스를 연기한다. 셰익스피어의 사랑이자 부유한 상인의 딸이다. 당시 여성에게 금기시됐던 연극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당찬 면모가 있는 인물이다. 김유정은 제작사를 통해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정소민도 같은 연극, 같은 역할로 연극에 도전한다. 정소민은 드라마 ‘환혼’ 파트1을 마치고 차기작으로 연극을 택했다. 정소민 역시 생애 첫 연극 도전이다.
그런가 하면, 배우 진지희는 연극 ‘갈매기’에 도전한다. 2009년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빵꾸똥꾸’라는 애칭으로 얻었던 그는 이번 연극으로 배우 이순재 씨와 13년 만에 재회했다. 지난달 21일 개막한 이 작품은 러시아 극작가 안톤 체홉의 대표 4대 희곡 중 하나다. 진지희는 극 중 명성 있는 여배우를 꿈꿨으나 삼류 배우로 전락하는 니나 역을 맡았다. 그는 앞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선배님들의 가르침을 받을 수 있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무대 위에서 선배들의 눈빛만 봐도 믿고 의지할 수 있게 됐다”고 소회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배우 이지훈과 서지석은 각각 연극 ‘서툰 사람들’과 ‘미저리’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첫 연극 무대다. 배우 손석구는 올여름 연극 ‘나무 위의 군대’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이 작품은 살기 위해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 전쟁의 모순과 삶에 대한 통찰을 담는다.
인기 배우들이 잇따라 연극에 도전하는 건 배우와 제작사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다. 배우는 무대에서 관객과 직접 호흡하며 ‘살아있는 연기’를 배우고, 제작사는 배우의 유명세를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기본기가 탄탄한 연극 배우들이 매체에서도 오래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며 “배우들 사이에서 연극은 꼭 한번 도전해야 하는 분야로 여겨진다”고 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