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코리아 올해부터 모든 차 온라인 판매한다
이지홍 대표 “판매 체제 바꿀 것” 선언
딜러 위축·영업사원수 감소 전망도
최근 판매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혼다코리아가 이르면 1분기에 온라인 전면 판매로 전환키로 한 것에 대한 우려가 적지않다. 판매 확대책을 내야 하는 상황에서 비용절감을 위한 온라인 판매가 딜러 위축과 함께 영업사원수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이사는 지난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파크하얏트서울호텔에서 가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시승 예약, 계약, 결제, 잔금 등 구매 전과정을 모두 온라인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혼다의 온라인 판매는 기존 오프라인 판매 체제를 대체하는 것으로, 앞으로 오프라인 전시장은 구매시 차량에 대한 설명을 듣는 곳으로 바뀐다. 혼다는 온라인 판매와 함께 ‘원프라이스(단일 가격)’도 도입한다.
이 같은 온라인 판매가 수입사와 딜러,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킬 지에 대한 의문이 적지 않다. 온라인 구매를 위해선 기본적으로 제품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하지만 최근 국내 시장 상황은 그렇지 않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혼다코리아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3140대로 13위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7.9% 감소한 수치다. 2010년이후 2017년(1만 299대)을 제외하고는 1만 대 판매를 넘은 적이 없고, 지난해 컨슈머인사이트 자동차 기획조사의 서비스 만족도에서도 4위다.
업계에선 혼다가 기본적으로 라인업 부족에다 디자인, 안전·편의사양에서도 국내차에 못미친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어코드’와 ‘CR-V’, ‘파일럿’, ‘오딧세이’ 4개 차종뿐이고, 엔진 라인업도 차종당 1~2개다. 또한 글로벌 메이커들이 전기차를 쏟아내고 있는 것과는 달리 혼다 본사는 새 전기차 플랫폼을 장착한 신차를 2026년께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온라인 판매는 시장확대책이라기보다는 비용을 줄이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볼보차코리아처럼 다양한 라인업 출시와 함께 품질 확대를 위한 정책이 더 우선시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온라인 판매를 실시할 경우 혼다코리아는 향후 딜러에 주는 대당 마진도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딜러 전시망 위축으로 영업사원수 감소도 예상되고 있다. 이 대표는 “온라인 판매 마진은 딜러사와 서로 윈윈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현재 국내 판매 1, 2위를 달리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BMW코리아는 다른 방식으로 온라인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벤츠코리아의 경우 온라인 플랫폼만 제공하고 이곳에 전국 11개 딜러가 보유 중인 재고를 올리면 고객들은 자신이 선택한 차량의 딜러와 전시장에서 계약을 하는 형태다. 판매가격이나 조건은 고객과 딜러가 정하고, 판매 대금도 딜러 소유가 된다. 벤츠코리아 측은 “온라인 판매는 판매 채널을 늘리는 차원이며 일절 수수료도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BMW코리아는 온라인 판매를 매달 내는 한정판에만 실시하고 있다. BMW코리아 측은 “기존 딜러 판매망도 중요해 온라인 판매를 당분간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