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군 고교대란’ 해법, 주민과 간극 못 좁혔다
부산교육청, 정책 설명회 개최
정관2중 신설·특성화고 이전
모듈러 교실로 과밀 해소 제시
비대위 “일반고 신설 필요” 비판
속보=학교 부족 등으로 고질적인 과밀학급 문제(부산일보 2022년 12월 8일 자 1면 보도)를 겪는 부산 기장군 정관신도시를 두고 부산시교육청이 해법 모색에 나섰다. 시교육청은 주민 설명회를 열어 중학교 신설, 특성화고 이전 등의 대안을 내놨지만 주민들은 일반계 고등학교 신설이 필요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부산시교육청은 17일 오후 3시 가동초등학교 강당에서 ‘찾아가는 교육정책 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에는 하윤수 부산시교육감과 정종복 기장군수, 박우식 기장군의회 의장, 정관신도시 주민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평일 오후에 실시된 설명회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설명회는 높은 참석률을 보였다. 강당을 가득 메운 학부모들은 ‘과밀학급 해소’ ‘고등학교 신설’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채 과밀학급 문제 해소를 촉구했다.
하 교육감은 이날 설명회에서 모듈러 교실 설치, 중학교 신설, 장안고 신설 대체 이전 등 정관신도시 과밀학급 문제 해소 방안을 제시했다. 시교육청은 먼저 초등학교 과밀학급 문제 해소 방안으로 모듈러 교실 설치를 제안했다. 또 교실 재배치를 통해 2년 내에 초등학교 과밀학급 문제를 완전히 해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학교의 경우 정관신도시 학교 부지에 2027년을 목표로 ‘(가칭)정관2중’을 신설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 교육감은 “오는 4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에 올려 심의받고 중학교 신설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현재 과밀학급 문제 해소를 위해서는 모듈러 교실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등학교의 경우 신정고 9학급 증축을 통해 과밀학급 문제를 해소하고, 15학급 규모인 부산장안고는 31학급 규모로 확대해 2027년 일광신도시로 신설 이전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정관신도시 고등학교 부지에 일반계 고등학교 신설 대신 특성화고 이전 설립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시교육청은 정관신도시 내 일반계 고등학교 건설은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 통과가 불투명하고, 현재 기장에는 특성화고가 없어 200명 이상의 학생이 다른 지역으로 진학하는 등 통학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특성화고 이전으로 학생 불만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이 여러 대안을 내놨지만, 일반고 신설을 요구하는 정관신도시 주민들의 비판 목소리는 여전한 상황이다. 학부모들은 지금도 좁은 신정고를 증축해 학생을 수용할 경우 교육 환경 저하는 피할 수 없다며 일반계 고등학교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김경미 정관신도시 과밀학급 비상대책위원회 조직국장은 “신정고에서는 현재도 과밀학급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시교육청은 억지 증축을 통해 학급을 늘린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면서 “학부모들은 일반계 고등학교 설립을 요구하고 있지만 주민들과 전혀 논의 없이 교육청에서 일방적으로 특성화고 설립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비판했다. 글·사진=탁경륜 기자 takk@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