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도 눈독…울산 용가자미 ‘진짜 용 됐네’
김종훈 동구청장, 중국 투자회사와 용가자미 수출 타진
국회의원 때 알게 된 중국대사관 인맥 통해 중국기업과 인연
수산업 발전 MOU 체결…“조만간 중국인 입맛 사로잡을 것”
울산의 명물 ‘용가자미’가 중국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중국 투자기업이 울산 동구청의 중매로 용가자미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서다. 조선업 도시 울산 동구가 오랜 기간 침체의 늪에 빠졌던 탓에 이번 용가자미 수출 논의가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울산 동구청은 최근 중국 푸광국제무역 유한회사와 용가자미의 중국 수출을 놓고 가시적 진전을 거두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김종훈 동구청장이 지역 산업의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판단, 특산품 수출을 알아보다가 국회의원 시절 친분을 쌓은 중국대사관 측 인사를 통해 중국 투자기업과 연이 닿았다고 한다. 김 구청장은 동구에서 20대 국회의원(2016~2020년)을 지내고 지난해 7월 8년 만에 동구청장에 재선했다.
용가자미는 기름가재미로 불리며 울산에서 많이 잡힌다. 울산 동구 방어진위판장을 기준으로 가자미 어획량을 보면 2020년 3297t(142억 9200만 원), 2021년 4369t(142억 8600만 원), 2022년 3477t(143억 1200만 원)으로 국내 용가자미 위판량의 60~70%에 달한다. 여기서 잡히는 가자미 10마리 중 9마리가 용가자미다.
용가자미는 산란기를 앞두고 살이 차오르는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를 제철로 친다. 눈이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고, 배 양쪽에 자색 띠가 꼬리까지 이어진 점이 특징이다. 몸 빛깔은 눈이 있는 쪽은 암갈색, 눈이 없는 쪽은 하얗다. 지역에 따라 포항가자미, 속초가자미로도 불린다. 동구는 ‘용가자미의 고장’답게 용가자미 캐릭터를 개발해 쇼핑백, 포장지, 스티커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김종훈 동구청장은 이달 11일과 12일 전북 군산을 찾아 푸광국제무역 유한회사가 운영하는 (주)돌고래냉동수산을 방문해 용가자미 수출을 위한 수산업 발전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돌고래냉동수산은 수산물 가공·건조 등 처리 업체로 2021년 매출액은 약 72억 원이다.
울산 동구청과 울산수협, 푸광국제무역 유한회사, 한중경제문화교육협회 울산지회는 첫날인 11일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수산물 구매, 가공, 판매를 통해 공동이익을 실현하는 데 노력하고, 울산수협은 질 좋은 수산물 공급을 약속하는 등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서로 노력하기로 했다. 이들 4자 협의체가 용가자미 판로 개척을 위한 일종의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특히 푸광 국제무역 유한회사 측은 동구지역에 적정한 부지가 제공되면 수산물 가공시설을 건립하고 싶다고 밝혔다. 향후 용가자미 수출을 계기로 울산 동구 어민들과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겠다는 얘기다. 앞서 지난해 12월 29일에는 푸광국제무역 경영진이 동구 방어진을 찾아 용가자미 위판 현황과 품질 등을 확인하고 즉석에서 시제품 생산을 위해 용가자미 200박스를 주문하기도 했다.
동구 관계자는 “푸광국제무역 측이 울산 용가자미의 높은 품질에 감탄했고, 중국 현지 백화점 등에 공급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용가자미 수출이 성사되면 어민 수익 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