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갔던 백화점은 ‘먹구름’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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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로 불황형 소비 확산
BSI 60으로 직전 분기 ‘반 토막’
대형마트, 수익성 악화 불구
의무휴업일 등 규제 완화 기대

백화점 업계가 순차적으로 설 선물세트 본판매를 시작한 지난 3일 한 백화점에 설 선물세트가 진열되어 있다. 연합뉴스 백화점 업계가 순차적으로 설 선물세트 본판매를 시작한 지난 3일 한 백화점에 설 선물세트가 진열되어 있다. 연합뉴스

경기 침체로 불황형 소비가 확산되면서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찍은 부산 지역 주요 백화점이 올해 1분기 실적을 암울하게 전망했다. 반면 대형마트는 가격 경쟁 심화로 인한 수익성 악화 등 어려움을 겪겠지만, 규제 완화 기대감 등으로 경기가 다소 나아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부산상공회의소는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을 18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부산상의는 올해 1분기 부산지역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BSI)를 62로 예측했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75보다 낮은 수치다.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과 이자 부담 등으로 민간 소비 여력이 크게 줄어 매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다. 특히 설 명절 특수가 있는 연초임에도 경기 호전을 예상한 업체는 극히 일부에 그쳤다.

조사 대상은 부산지역 백화점 5곳, 대형마트 11곳, 슈퍼마켓 14곳, 편의점 25곳으로 총 55곳이다. 조사는 지난달 9일~지난 2일 약 한 달간 진행됐다.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는 현장 체감경기를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지수인 100을 넘으면 이번 분기 경기가 전 분기보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음을 의미한다.

업태별로 보면, 고급 유통채널인 백화점의 경우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120에서 올 1분기엔 60으로 반 토막 났다. 지난해 부산의 주요 백화점은 개장 이후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올해 경기 전망은 매우 비관적으로 예측한 것이다. 생필품 중심의 불황형 소비가 확산할 것으로 보면서 명품, 의류, 화장품류 기반으로 성장세를 보였던 백화점의 실적 부진 전망이 절대적으로 우세했다. 부산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전년 대비 한자릿수 매출 신장을 보이며 상승 추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올해 경기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해외 여행객이 늘면서 지난해 매출 상승을 견인했던 와인, 주얼리, 시계 등 사치품 등에서 매출 감소가 뚜렷하지만, 매장 리뉴얼 등을 통해 매출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대형마트 업계의 1분기 경기전망지수는 82로 직전 분기인 64보다 다소 나아지리라고 전망했다. 고물가에 대응한 할인행사 확대 등 업체 간 가격경쟁이 심화하면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지만,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기조와 대형마트 새벽 배송 허용 등 의규제 완화 기대감이 반영됐다.

슈퍼마켓 업계는 50으로 예측하며 직전 분기 57보다 다소 악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건비와 에너지 요금 등 영업비용 상승이 예상되며 점포 통합과 축소 트렌드가 지속된다고 전망했다. 편의점 업계는 직전 분기와 같은 60으로 예측했다. 계절적 요인으로 내방객 감소와 등 가성비 트렌드가 계속되면서 수익성 악화를 전망했다.

부산의 유통업계는 올해 비용 절감과 온라인 강화에 가장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고, 가장 큰 애로 사항으로는 소비 위축과 비용 상승 등을 꼽았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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