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교대 교수들 “교육전문대학원 추진 반대” 한목소리
총장협의회 주관 온라인 회의
사상 첫 총회에 700여 명 참여
교육부 추진 교전원에 비판 여론
학·석사 연계 5~6년제 대안 논의
교원 수급 계획 없인 부작용 초래
임용고시와 형평성 논란도 제기
정부의 교육대와 사범대의 교육전문대학원(이하 교전원)화 제도 추진에 따라 전국 교대 교수들이 사상 초유의 총회(부산일보 1월 3일 자 10면 보도)를 열었다. 총회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교전원에 대한 우려뿐만 아니라, 대안으로 고려되는 ‘학·석사 연계 5~6년제’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 등이 다뤄졌다.
전국교원양성대학교 총장협의회는 18일 오후 3시 온라인 화상회의 ‘줌’을 통해 전국교원양성대학교 교수 총회를 개최하고 교원 양성 체제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한성사범학교 설립 이후 사상 최초로 열린 전국 교대 교수 총회에는 7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날 기조발언에 나선 이혁규 청주교대 총장은 “교육부에서 학·석사 연계 6년제와 교전원 두 안을 제시했는데, 총장협의회는 학·석사 연계 5~6년제를 택했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12과목 가까이 가르치는 초등 담임의 특성상, 교대에서 듣는 학점 이후 2~3년의 대학원을 거쳐야 한다면 7년간 배우고 교사가 되는 모델은 한국에서 상상하기 어렵다”며 “사회적 비용도 교전원보다는 학부연계 모델로 전환할 때 연착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석사 연계형 5~6년제 모델에서는 4년간 학부 교육을 받은 임용시험 1차 합격자를 대상으로 1~2년간 석사 과정을 이수토록 한 뒤 교사로 최종 임용하게 된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교전원 체제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뿐만 아니라 교사 전문성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에 대한 원론적 의문도 나왔다. 박주형 경인교대 교수는 “중등교원의 경우 개별 교과가 있어 자기 전공을 학부 단위에서 이수한 경우 2년 단위 교전원을 통해 교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초등교원이 과목별로 나눠지지 않는 한 중등교원과 초등교원 양성 체제를 같이 보는 틀은 깨야 한다”고 말했다.
윤홍주 춘천교대 교수는 “정확한 교원 수급 계획이 없다면 교전원으로 전환할 때 많은 부작용이 있을 것이다”며 “전체 고등교육 예산을 보면 교대가 2.1%를 차지하는데, 경제적 효율성을 이유로 하는 교대 통·폐합은 안 될 것이고 교대 구성원이 우려하는 바를 정확히 답하고 설득하는 작업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임용고시와의 형평성 문제, 석사 과정을 거친 교사에 대한 처우 등 현실적인 문제점도 제시됐다. 한국교원대 김현욱 교수는 “과정 중심 평가, 실습, 포트폴리오 평가를 적용하더라도 지역별 임용고시가 유지된다면 현재 제시되는 교육기간은 소위 ‘임용고시 버전2’가 될 수 있다”며 “건강상 이유로 학업을 중단하거나 다른 직종에 종사했던 사람이 교원자격을 취득하고자 할 때 어떻게 임용고시를 치르게 할 것인지도 고민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는 이달 교전원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교전원 제도 도입에 나선다. 교육부 ‘교육개혁 10대 핵심 정책’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는 교원양성 대학, 교육청, 교원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20명 내외 규모의 추진위원회를 구성한다. 4월부터는 시범운영 계획을 마련하고, 8월까지는 시범운영 대학 2곳을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교전원의 구체적인 운영 방안은 알려지지 않았다. 6년제 학·석사 통합과정 또는 2년 석사과정, 전문 석사학위 등을 통한 △초등 중심 △중등 중심 △초·중 복수자격 중심 등 다양한 모델이 논의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학 내 사범대, 교직과정, 교육대학원, 교대를 통합하는 ‘대학 내 자체조정’ 방식과 교대와 사범대 통합 안인 ‘기관 간 통합’ 방식 추진이 검토될 전망이다.
이번 총회 이후 학교별 교수, 직원,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 수렴, 중요 사안에 대한 설문조사 등이 이뤄질 전망이다. 2월 중 교육부장관 간담회, 국회·교원단체 등 기관 설명을 거친 뒤, 3월 중순께 2차 교수총회가 열릴 예정이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