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포동 20대 노동자 사망 유족 “건설사 실소유주 부산 북구청장 사과하라”
유족들 “안전관리 제대로 안 돼 자식 잃었다” 분통
“해당 건설사 실소유주 구청장 사과 없어” 분노
지난 15일 부산 중구 남포동 공사장에서 벽돌 더미가 쏟아져 20대 노동자가 숨진 것과 관련해, 유족이 사고가 발생한 건설사 실소유주로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을 지적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19일 오전 부산 북구청 앞에서 숨진 20대 노동자 A 씨의 부모는 “사고를 낸 시공사 실소유주 오태원 북구청장은 전면에 나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날은 숨진 노동자의 생일이자 발인이 있는 날이었다.
유족은 “오태원 북구청장이 건설사 사장일 때 여러 차례 안전사고가 발생했지만 제대로 조치를 취한 적이 없었다”며 “북구청장으로 당선되면서 회사를 젊은 아들에게 물려줬는데 여전히 안전 관리는 제대로 되지 않았고 결국 자식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분노했다.
이어 “자식이 목숨을 잃은지 사흘이 될 때까지 직원 한 명 찾아오지 않았고 조사받느라 사과가 늦었다는 말도 안 되는 변명만 늘어놓았다”며 “회사의 실소유주인 오태원 북구청장이 이번 사고를 막지 못한 것에 책임을 지고 사과를 해야 하는데 한 번을 나타나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앞서 지난 15일 오전 8시 32분 부산 중구 한 생활형 숙박시설 신축공사 현장에서 1.3t 규모의 벽돌 더미가 타워크레인에서 떨어져 하청업체 노동자 A 씨가 숨졌다. 해당 공사장의 시공사는 B사로, 오 구청장 일가가 소유하고 있는 회사다. 오 구청장은 최근까지 회사 경영을 책임졌고 현재는 아들이 대표 자리를 역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오 구청장이 대표를 역임할 때 하청업체 소속으로 일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사고 당시 현장을 책임질만한 직원이 없었던 점에 대해서도 분노했다. 유족은 “사고가 난 당일은 일요일이어서 현장을 책임질 공사 관계자들은 하나도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제대로 된 직원도 없이 공사가 진행됐을 텐데 전문적으로 교육받지도 않은 사람이 타워크레인을 움직여서 사고가 난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자식 눈 편히 감겨주기 위해 건설사 실소유주인 오 구청장의 사과를 받으러 왔다”며 말을 끝내 잇지 못했다.
이에 대해 오 구청장은 “현재 회사 대표를 그만둔 상태이고 사고 관련해서 밝힐 입장이 따로 없다”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