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싱크탱크 “한국에 전술핵 재배치 위한 한·미 논의 필요”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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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S 한반도위원회 18일 관련 보고서
북핵 대비 주한미군 무기 교체 등 주장
NATO식 ‘핵 공동 기획협의체’ 구성도
미국 확장억제 신뢰성 의문 해소 방안
“한국 자체 핵무기 획득 불가” 선 그어

18일(현지시간) 미국의 초당파적 싱크탱크인 전략국제연구소(CSIS)는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에 대비해 양국이 모의 훈련 준비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9월 26일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76)이 한·미 연합해상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에서 출항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18일(현지시간) 미국의 초당파적 싱크탱크인 전략국제연구소(CSIS)는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에 대비해 양국이 모의 훈련 준비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9월 26일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76)이 한·미 연합해상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에서 출항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의 핵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핵을 보유해야한다는 발언(부산일보 지난 18일 자 12면 보도)을 한 뒤 미국의 싱크탱크가 미국의 확장 억제를 제공하면서 한국에 전술핵무기 재배치하는 문제에 대해 양국이 논의를 시작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한반도위원회는 18일(현지시간) ‘대북 정책과 확장억제 보고서’에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미국이 한국의 핵무기 획득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CSIS는 다만 미래 특정 시점에 저위력 핵무기를 한국에 다시 배치할 가능성을 고려해 필요한 준비작업과 모의 계획훈련을 양국이 살펴봐야 한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모의 훈련의 내용으로는 △재배치 환경영향평가 △가능성 있는 무기고 위치 도표화 △핵 안전·보안 관련 합동 훈련 △연합훈련과 핵 작전을 위한 주한미군 F-16 점검 또는 F-35 교체 △보유 시설 건설 등이 언급됐다.

보고서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국방장관들이 참여하는 핵운용 조율 기구인 핵기획그룹(NPG)과 유사한 ‘핵 공동 기획협의체’를 신설해 영국·프랑스 등을 포함한 ‘다자 핵우산’ 확장 등도 고려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주장도 등장한다. CSIS는 보고서에 “북한의 증가하는 핵 능력과 위협, 그리고 북한의 독자적 (탄두)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에 대한 미국의 MD(미사일 방어) 요격의 취약성은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인들로 하여금 미국의 확장 억제의 신뢰성에 의문을 갖게 했다”며 “(북핵의 위협 증가는) 동맹국들로 하여금 미국이 (과연) 동맹국에 대한 북한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자국의 도시 중 하나를 위험에 빠뜨릴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하고 있다”고 썼다.

보고서는 이 같은 물리적 조치가 확장 억제 강화를 위한 다른 선택지가 사라진 상황에서 북한의 위협이 계속 고조될 때에만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전술핵 재배치가 의도와 관계없이 한반도 긴장을 더 끌어올릴 수도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미국의 확장 억제와 관련한 다양한 제언도 잇따랐다. 보고서는 먼저 미국이 한국과 ‘운명 공동체’라는 점을 강조하고, 현재와 신규 역량을 보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62년 설립된 CSIS는 외교·안보 분야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미국의 초당파 싱크탱크다. 해당 보고서에는 존 햄리 CSIS 소장과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 빅터 차 CSIS 한국석좌 등 한반도 전문가 14명이 참여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1일 외교부·국방부 업무보고 마무리 발언에서 “더 (북핵) 문제가 심각해져서 대한민국에 전술핵 배치를 한다든지 우리 자신이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며 “그렇게 되면 우리 과학기술로 더 빠른 시일 내 우리도 (핵을) 가질 수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해당 발언은 큰 논란을 불렀고, 한국의 자체 핵무장이 한·미동맹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이런 논란 후 미국의 저명한 싱크탱크가 한국에 전술핵 재배치 관련 입장을 밝힌 것이어서 미국 여론에도 영향을 끼칠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CSIS의 제안이 한국에서 요구하고 있는 전술핵무기 재배치 주장과 재배치 불가론 사이에서 절충 지대를 마련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국 정부는 확장 억제를 강화하기 위해 미국과 핵전력 전개를 공동 기획하고 공동 연습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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