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경제 쾌조의 스타트, 새해 한번 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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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지난 한 해 부산 지역의 총 수출 실적이 사상 최대 규모인 162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모습. 부산일보DB 2022년 지난 한 해 부산 지역의 총 수출 실적이 사상 최대 규모인 162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모습. 부산일보DB

새해 들어 제조업 분야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모처럼 2023년 지역 경제 전망을 밝히는 뉴스가 잇따른다. 18일 부산상의가 올해 1분기 부산 제조업의 체감 경기를 가늠해 본 결과 경기전망지수(BSI)가 94로 나타났는데, 이는 이전 분기인 2022년 4분기 BSI(78)를 크게 웃도는 수치이고 전국 시도와 비교해 봐도 단연 1위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은 경기 호전, 미만은 경기 악화를 의미한다. 하지만 부산이 전국 평균 BSI(74)와 큰 격차를 보이면서 경기 호전의 턱밑 기준까지 왔다는 것은 경제 회복의 긍정적인 신호로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힘겨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새해부터 호조의 출발을 보이는 만큼 올해는 정말 부산 경제가 해 볼 만하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

주목되는 바는 부산은 이미 지난해부터 제조업을 중심으로 반등의 조짐을 보여 왔다는 사실이다. 19일 한국무역협회 부산지역본부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부산 지역의 수출 실적은 총 162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상 처음으로 150억 달러를 돌파한 것은 물론이고 2년 연속으로 수출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는 점에서 값진 성과다. 지난해 부산 수출은 전년도에 비하면 9.3%나 늘어난 것인데, 전국 평균 수출 증가율 6.1%를 훌쩍 뛰어넘는다. 더욱 고무적인 건 부산에다 울산과 경남까지 아우르면 동남권이 경기 지역을 제치고 ‘한국 제1 수출기지’의 지위를 되찾았다는 데 있다.

경기 반등의 매듭을 풀고 있는 중심 업종이 전통 제조업 분야라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올해도 동남권 조선업계의 수주 호황이 부산의 경기 회복세를 견인하리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조선기자재와 장비·제조, 조립금속 등 관련 업종에까지 낙수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자동차와 부품업계도 반도체 분야의 수급난 등이 해소되면서 경기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해 자동차 수출은 르노코리아자동차 부산공장에 힘입어 40% 이상의 급증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온갖 악재 속에서도 지역 전통의 산업들이 묵묵히 성장을 일궈 내고 있다는 사실에 다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산업구조 개편과 고도화의 과제를 안고 있는 부산은 제조업 분야를 어떻게 껴안고 가느냐에 그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해의 산업 경기를 좌우할 연초부터 제조업의 선전 소식에 적잖은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 이유다. 제조업의 스펙트럼이 넓은 부산과 동남권 경제는 오랜 노하우와 축적된 역량을 품고 있다. 고금리와 고환율, 고물가를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그리고 새로운 혁신을 통해 산업 전환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와 정책 당국, 지자체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올해 부산 경제에 거는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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