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분양가, 부담?… 남천자이, 일반 분양 계약률 37.1% 그쳐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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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분양·고금리, 계약 포기 원인
어두운 부동산 시장 전망도 한몫

부산에서 처음으로 3.3㎡당 3000만 원 시대를 연 남천자이(사진)의 계약률이 37.1%에 그쳤다. 높은 분양가에 대한 부담과 어두운 시장 전망이 겹쳐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9일 GS건설에 따르면 남천자이의 일반 분양 116세대 중 43세대가 계약해 37.1%의 계약률을 기록했다. GS건설은 16~18일까지 정당계약, 19일 5배수인 예비 당첨자를 대상으로 추가 계약을 진행했다. 미계약분은 이달 말 무순위 청약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남천자이의 계약률은 업계의 큰 관심을 모았다. 그동안 부산 최고 분양가 아파트는 ‘해운대엘시티더샵’으로 2015년 10월 분양 당시 평균 분양가가 2730만 원이었는데 이를 뛰어넘는 금액이었기 때문이었다. ‘고분양가’ 논란은 있었지만 특별 공급 59가구 모집에 4.15대 1, 일반 공급 57가구 모집에 53.7대 1을 기록하며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청약 경쟁률에 비해 실제 계약률이 낮게 나온 것은 ‘묻지마 청약’이 많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남천자이는 후분양 아파트라 계약 후 바로 잔금을 치러야 한다. 남천자이의 분양가가 높아 부담을 느끼는 수요자가 많았고 최근 금리 상황 등이 좋지 않아 계약 포기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수영구 한 부동산 관계자는 “요즘 대출 시장이 어려워 돈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데 4~5장(4억~5억 원) 이상은 들고 있어야 계약을 무난하게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대출 부담이 가장 큰 이유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특히 전세가가 4억~5억 원대로 형성, 전세가율이 50% 수준이라 투자를 하기에도 부담이 컸다. 남천자이는 청약 부적격 당첨자가 30% 가까이 나왔다. 일반적인 아파트 분양에서 10~15% 정도 나오는 것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남천자이의 성적표가 나오며 한동안 부산에선 ‘3.3㎡당 3000만 원대 분양가’가 심리적 저항선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천자이가 입지와 브랜드를 갖췄음에도 고분양가의 벽을 넘지 못했기에 분양 시장에서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의 움직임은 더욱 움츠러들 가능성이 크다. 남천자이 상황을 보고 분양가를 정하려던 해운대구, 수영구 일대 단지들은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남천자이가 주변 시세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결국 평균 3000만 원이라는 심리적 저항선을 넘지 못했다”며 “수요자들이 위축돼 있어 향후 청약시장은 가격 경쟁력이 있는 단지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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