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팀 2시간 뛰면 부산아이파크는 3시간 뜁니다”
르포 태국 치앙마이 전지훈련
따뜻하고 시내와 거리도 멀어
박진섭 감독 “훈련하기 제격”
오전 체력·오후 전술에 집중
선수들도 반등 위한 의지 넘쳐
FW 박정인 “힘들지만 해 볼 만”
프로축구 부산아이파크 선수단은 지난 9일부터 태국 치앙마이에서 동계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이곳 기온은 아침엔 영상 17도 정도로 한국의 온화한 가을 날씨와 비슷하나, 한낮엔 27~28도까지 올라간다. 습도는 높지 않아 후덥지근한 느낌은 별로 없다. 선수들도 이구동성으로 ‘훈련하기 좋은 날씨’라고 인정했다.
박진섭 감독은 “날씨가 따뜻하고 주위 환경이 좋다”면서 “의도적으로 외진 곳을 선택한 건 아니지만, 시내와 떨어져 있어 훈련 집중력을 높이는 데도 그만이다”며 반겼다.
박 감독의 말대로 부산의 전지훈련장은 치앙마이 시내에서 40분가량 떨어진 로열 치앙마이 리조트 훈련장이다. 치앙마이 도심과 꽤 먼 곳이고, 주변에 딱히 상업시설이 없다. 마치 수용소(?) 같은 느낌이랄까.
이곳에서 선수들은 하루하루 오직 훈련에만 매진하며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다. 9일부터 시작된 전지훈련 첫 주엔 체력 강화에 집중했고, 2주 차인 이번 주 들어서는 오전에 체력 훈련, 오후엔 전술 훈련을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20일 수원FC전을 시작으로 3주 차부터는 국내외 프로 팀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전술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번 전지훈련 기간 부산의 1순위 목표는 체력과 득점력 강화다. 박 감독은 “최근 축구는 전방 압박이 대세다. 상대에게 강한 전방 압박을 가하거나, 상대의 압박을 이겨 내려면 체력에서 우위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은 지난 시즌 K리그2 10위(9승 9무 22패·승점 36)라는 참담한 성적을 남겼다. 올 시즌엔 기필코 반등하기 위해 선수들 모두 강도 높은 훈련을 묵묵히 소화하고 있다. 일부 선수들은 아침 일찍부터 자율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부족한 근력을 보강하거나 정규 훈련에 대비하는 모습도 보였다.
올 시즌 부주장을 맡은 정원진은 “다른 팀들이 두 번 훈련할 때 우린 세 번 해야 하고, 남들이 2시간 할 때 우린 3시간 해야 한다”며 “강도 높은 훈련을 잘 버텨 내면 시즌 중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격수 박정인도 “훈련이 힘들긴 하지만 해 볼 만하다”고 자신했다.
이번 전지훈련에 합류한 신인 이정윤과 손휘는 체력 훈련보다 오히려 전술 훈련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들은 “아마추어와 프로는 확실히 다르다. 대학과 고교 땐 열심히 뛰면 어느 정도 됐는데, 감독님은 전술적인 움직임을 강조하신다”며 “공이 있을 때와 없을 때, 팀 동료와의 조직적인 움직임을 생각하며 뛰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감독님의 의도대로 맞추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힘차게 말했다.
치앙마이(태국)=정광용 기자 kyjeong@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