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어지는 ‘김기현 대세론’… 최대 관심은 ‘결선 투표’
김, 5개 여론 조사서 모두 1위
나경원·안철수 등과 격차 벌려
안, 대구 찾아 전통 지지층 공략
나, 정중동 속 출마 저울질 계속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안철수 의원이 표심 공략에 속도를 내는 반면 대통령실, 친윤계와 대립각을 세웠던 나경원 전 의원은 공식 일정 없이 숙고에 들어간 모습이다. 나 전 의원은 그러면서도 홍준표 대구시장과 설전을 펼치는 등 출마 가능성은 남겨 두고 있다.
당대표 경선이 한 달 보름 정도 남은 가운데 김 의원은 경쟁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리며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당내에는 그가 1차전에서 과반 득표까지 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번 주 다섯 번 발표된 당대표 지지도 조사에서 김 의원은 모두 1위를 차지했다. 2~3위 그룹과의 격차도 점점 벌리고 있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6~17일 국민의힘 지지층 52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40.3%가 차기 당대표로 김 의원이 선출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다음으로는 나 전 의원(25.3%), 안 의원(17.3%), 유승민 전 의원(8.1%), 윤상현 의원(3.1%) 순이었다. 당대표 당선 가능성 역시 김 의원이 44.4%로 가장 높았다.
조사 대상을 ‘윤석열 대통령 적극 지지층’으로 좁혔을 때 김 의원은 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매우 잘한다’고 한 응답자 중 54.8%가 김 의원을 지지했고, 나 전 의원은 23.8%에 불과해 두 사람의 격차는 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데일리안·여론조사공정(주)이 지난 16~17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층(452명) 중 41.0%가 김 의원이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로 당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나 전 의원은 22.2%로 뒤를 이었고, 안철수 의원은 15.4%였다.
김 의원은 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김 의원은 19일 기자회견에서 “요즘 당에서 싸우는 불협화음이 더 크게 들린다며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 당내 분열을 획책하는 것은 그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당내 분위기 진화에 나섰다.
안 의원은 전통적 보수 텃밭 공략과 함께 주력 지지 기반인 수도권·청년층에 집중하며 맞대응하고 있다. 안 의원 측은 “계속 싸우고 편 가르고 집단린치를 가하는 분위기는 삼가고, 정책정당을 만드는 게 또 하나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과 나 전 의원의 갈등에 휘말리지 않으면서 자신의 장점을 부각하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18일에는 대구로 내려가 서문시장, 관문시장 일대를 찾았으며 20일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 ‘박근혜 키즈’로 불린 부산 출신 손수조 전 새누리당 중앙미래세대위원장을 대변인으로 인선했다.
나 전 의원도 각종 의혹과 문제 제기에 적극 반박하기 시작해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나 전 의원은 이날 홍 시장의 부창부수 발언에 대해 “가족까지 공격하는 무자비함”이라며 직접 맞받았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