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작년 부산 수출 역대 최고
162억 달러 기록 실적 또 경신
‘동남권=수출기지’ 명성 회복
산업 전환 과정 큰 역할 기대
부산이 어려운 대외 여건에도 불구하고 2022년 수출에서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 치웠다. 울산도 석유제품 등에서 선전해 동남권은 경기도를 제치고 다시 ‘한국 제1의 수출기지’ 타이틀을 되찾았다.
19일 한국무역협회 부산지역본부에 따르면 부산은 2022년 총 162억 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역대 최초로 수출액 150억 달러를 돌파했고, 2년 연속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2021년보다 9.3% 늘었다.
올해 한국의 총 수출액은 6837억 달러. 부산과 마찬가지로 2021년에 이어 최고 실적을 갈아 치웠지만, 전국 시·도의 수출 증가율은 6.1%여서 부산의 증가율이 3.2%포인트(P) 더 높다.
지난해 동남권 수출이 강세를 보인 것은 주요 품목인 자동차와 수산물, 일반기계 등의 수출 증가가 도드라진 덕분이다. 특히 2021년 14억 달러 수준이던 자동차 수출은 르노코리아자동차 부산공장의 XM3, QM3 등 차량 수출 호조로 43.1%나 증가했다. 2022년 자동차 수출액은 21억 달러를 기록했다.
수산물 수출에서도 명태와 오징어 등 어류와 수산가공품 등 소비재 위주로 해외 수요가 급증한 덕을 봤다. 지난해 어류와 수산가공품은 전년보다 35.3% 늘어난 11억 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코로나 팬데믹 전후 증가율로만 놓고 보면 수산물 분야 실적이 자동차 분야보다 낫다. 개별 제품 단가만 놓고 봐도 큰 차이가 있는 분야여서 지역 상공계 안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울산과 경남 역시 제조업에서 크게 선전해 동남권은 경기도를 제치고 전국 제1의 수출기지 타이틀을 되찾아 왔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첨단산업 수출이 주춤한 탓에 서울이 2.4%, 경기도가 0.3% 감소해 상대적으로 동남권 수출 비중이 올라갔다.
무역업계는 악재 속에서 전통적인 수출 품목 위주로 성장을 이룬 동남권 수출제조업계를 주목한다.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탄소 중립 기술을 전수하는 등 정부가 바라는 산업 전환 과정에서도 동남권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무역협회 부산지역본부 권도겸 본부장은 “동남권은 제조 스펙트럼이 넓고 오랜 기간 축적된 제조 노하우를 갖고 있다”며 “올해 정부가 산업 전환을 본격 추진할 때 동남권 제조업이 새롭게 혁신의 틀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