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트기류 뚫려 북극 찬공기 강타…28일에도 한번 더 춥다
제트기류 뚫고 ‘북극 한파’ 한반도 강타
25일 부산 영하 12.0도…21C 이후 3위
28일 다시 반짝 추위, 이후는 평년 기온
지난 24일부터 이틀째 이어진 한파로 부울경을 비롯한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이번 한파는 북극 주변을 감싸고 있는 ‘제트 기류’가 약해지면서 영하 50도 이하의 아주 찬 북극의 공기가 남하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번 추위는 26일부터 점차 풀렸다가 28일 다시 반짝 추워질 것으로 예보됐다.
25일 부산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부산의 최저기온은 대청동 공식관측소 기준 영하 12.0도를 기록했다. 올겨울들어 가장 추운 날을 기록한 동시에 부산에서는 2000년 이후 3번째로 추운 날으로 기록됐다. 앞서 가장 추웠던 날은 2011년 1월 16일(영하 12.8도)이며, 그 다음이 2021년 1월 8일(영하 12.2도)이다. 25일 서울의 기온은 영하 17.3도를 기록해, 2000년 이후 7번째 기온이 낮은 날로 기록됐다. 역대 부산이 가장 추웠던 날은 1915년 1월 13일(영하 14.0도)이다.
이번 한파는 ‘북극 한파’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북극의 찬 공기가 제트 기류를 타고 내려와 한반도 상공을 뒤덮은 것이다. 제트기류는 북극 인근을 둘러싸고 있는 띠 형태의 바람인데, 평상시에는 북극의 찬 공기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 세력이 약해지면 제트기류를 뚫고 북극의 찬 공기가 남하하게 되는 것이다.
제트기류를 약하게 만드는 것은 ‘지구온난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북극의 온도가 결정적이다. 산업혁명 이후 지구 전체 평균 온도는 약 1도가량 올랐지만, 북극의 온도는 4도나 상승했다. 북극의 온도가 높아지면 얼음이 녹으면서 생긴 수증기와 열이 공기를 팽창시킨다. 이때 제트기류에 균열이 생기면서 제트기류가 출렁이게 되는 것이다.
이번 한파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동북아 전체에 강추위를 몰고왔다. 앞서 지난 22일 중국 최북단 지역인 헤이룽장성 모허시의 기온은 역대 최저 기온인 영하 53도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물을 따르는 즉시 얼어버리는 수준이다. 일본도 25일 홋카이도 삿포로 지역이 영하 12.8도까지 떨어지는 등 일본 전역이 한파의 영향권에 들었다.
다만 기상청은 이번 한파가 ‘기후변화’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이번 한파가 대단히 추웠지만, 과거 기록으로 볼 때 ‘극값(장기간의 관측에서 가장 작거나 큰 값)’을 경신하진 못했고, 과거에도 나타났던 패턴으로 보인다”면서 “물론 변동성이 점진적으로 커지는 경향성은 있으나, 변동성이 일시적인지 장기적으로 정착되는 지는 면밀한 연구와 감시가 동반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한파는 26일부터 점차 누그러들 전망이다. 한파를 몰고왔던 대륙고기압이 변질되고 이동하면서, 남서쪽에서 상대적으로 따뜻한 온난이류가 유입되기 때문이다.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중부 지방에는 눈 예보가 내려졌다. 눈은 26일 새벽부터 아침까지 인천·경기·서울 등지에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등 수도권에는 2~7cm가량, 인천·경기 서해안 지역에는 최대 10cm 이상 눈이 쌓이는 곳도 있겠다. 충남 서해안과 제주도 산지에는 27일까지 눈이 내리는 곳이 있으며, 경남서부내륙지역에도 1cm내외의 적은 눈이 내릴 전망이다. 부산과 울산 경남 남해안과 동부지역에는 눈 소식이 없이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한풀꺾인 추위는 28일 다시 반짝 추워진다. 이날 최저기온은 부산 영하 7도, 울산 영하 8도, 경남 영하 10도~영하 7도로 예상된다. 낮 최고기온은 0~3도 사이를 보일 전망이다. 29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는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8도~영상 1도, 낮 최고기온은 영상 1~영상 9도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추울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다음주까지 기온이 상승과 하강을 번갈아가며 평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