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 고향사랑기부제 온라인 창구 확인했더니… ‘문재인 500만 원’(종합)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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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앞둔 13일 기부 뒤늦게 확인
문 전 대통령, 고향 거제에 애정

경남 거제시 거제면 명진리 남정마을의 문재인 전 대통령 생가. 부산일보DB 경남 거제시 거제면 명진리 남정마을의 문재인 전 대통령 생가. 부산일보DB

문재인 전 대통령이 설 명절을 앞두고 고향인 경남 거제시에 500만 원을 기부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26일 거제시에 따르면 지난 13일 고향사랑기부제 온라인 창구인 ‘고향사랑e음’을 통해 기부자 ‘문재인’ 이름으로 500만 원이 기탁됐다. 변광용 더불어민주당 거제지역위원장은 “양산 사저 쪽에 문의한 결과 (문 전 대통령)본인이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 기부와 관련해 따로 남긴 말도 없다”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1953년 1월 거제면 명진리 남정마을에서 태어났다. 부친 문용형(1978년 작고)씨와 모친 강한옥(2019년 작고)씨는 함경남도 함흥 출신으로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흥남 철수 때 미군 배를 타고 거제로 갔다. 문 전 대통령은 2남 3녀 중 장남이며 여섯 살 때까지 거제에서 피난 생활을 하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부산 영도구로 터전을 옮겼다.

문 전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어릴 때 떠나 왔기 때문에 기억이 별로 남아 있지 않다. 그래도 고향이고 부모님이 피난살이를 한 곳이어서 늘 애틋하게 생각되는 곳이다. 청와대에 있을 때 거제 지역 현안에 대해 도와 달라는 요청이 오면 늘 신경을 쓰곤 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이 짧은 유년 시절을 보낸 남정마을에는 그가 나고 자란 생가가 남아 있다. 대통령 당선 직후 방문객이 밀려들어 한때 북새통을 이뤘다. 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도 취임 후 첫 공식 외부 일정으로 남정마을을 찾았다. 이에 거제시는 생가를 과거의 흙벽돌 초가집으로 복원해 관광 명소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탈권위, 친서민을 강조하는 대통령의 행보와 배치되는 것처럼 비칠까 우려스럽다”며 부정적 입장을 내비치자 하루 만에 번복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한편, 고향사랑기부제는 지역 주민 복리 증진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고향이나 희망하는 지자체에 기부금을 내는 제도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 ‘고향사랑기부금법 제정안’이 발의됐고, 2021년 10월 제정된 ‘고향사랑기부금에관한법률’은 올해 1월 1일 시행됐다.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제외한 지자체에 기부할 수 있다. 기부상한액은 1인당 연간 500만 원이다. 금액에 따라 일정 비율을 세액공제해 준다. 10만 원까지는 전액, 10만 원 초과 금액은 16.5%를 공제해 준다.

지자체는 기부금의 30% 이내에서 답례품을 제공할 수 있다. 거제시에는 26일까지 총 86명이 1950만 원을 기부했다. 이 중에서 문 전 대통령이 최고액 기부자다. 기부자는 거제시가 준비한 22종 답례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문 전 대통령은 답례품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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