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외국인 전용 관광패스로 부산 체류 늘린다
부산관광패스 다음 달 시범 운영
관광시설 무료 이용에 각종 할인
전국 첫 대중교통 무료 탑승 기능
스쳐 가는 관광지 탈피 효과 기대
부산의 유료 관광지와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외국인 관광객 전용 ‘부산관광패스’(사진)가 다음 달 도입된다. 외국인 전용 관광패스 운영은 서울에 이어 두 번째지만, 대중교통 무료 이용 혜택까지 담은 관광패스는 전국 최초다. 부산시는 이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의 주요 불만 사항인 교통 불편과 즐길 거리 부족 등을 해소하고 관광객 체류시간을 크게 늘릴 것으로 기대한다.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는 26일 다음 달부터 부산관광패스를 시범운영한다고 밝혔다. 부산관광패스로는 부산의 유료 관광지 30곳과 도시철도를 무료로 이용하고 관광지 주변 시설의 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다. 앞서 공사는 지난해부터 한국투어패스 등의 민간업체와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시는 6개월 시범운영 기간에 드러난 개선 사항 등을 반영해 오는 8월부터 본격 운영한다. 부산관광패스로 이용 가능한 유료 관광지는 엘시티 전망대 ‘엑스더스카이’, 해운대블루라인파크 해변열차,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 송도해상케이블카, 부산타워, 부산시티투어버스 등이다. 시는 오는 7월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유료 관광지를 총 40곳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부산관광패스는 1일권(4만 9000원), 2일권(6만 9000원) 두 종류로 판매되며 실물카드와 모바일 앱 두 가지 형태로 이용할 수 있다. 온라인이나 부산의 실물 판매처 17곳에서 구매할 수 있다. 다만, 시범 기간 도시철도는 각각 4500원(1일권)과 6000원(2일권)씩 충전된 교통비만큼만 사용 가능하다. 시는 8월부터 도시철도를 전면 무료로 전환하며 향후 시내버스와 마을버스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또 부산관광패스를 소지하면 관광지 주변 시설 77곳(26일 기준)에서 할인받을 수 있다. 해운대와 광안리 바다 일대를 요트로 둘러보는 ‘요트탈래’, 수하물을 맡길 수 있는 ‘짐캐리’, 아난티 워터하우스 요금 20% 할인 등이다.
공사가 실시한 ‘2020년 부산관광객 실태조사’에서 외래 관광객은 교통 불편과 볼거리·즐길 거리 부족 등을 부산 관광의 주요 불편사항으로 꼽았다. 시는 부산관광패스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의 체류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릴 것으로 기대한다. 부산을 처음 방문하는 이에게는 부산의 대표 관광지를, 재방문자에겐 숨은 관광지를 찾게 하는 것이 목표다.
부산관광패스는 일본의 대표적인 관광패스인 ‘오사카 패스’를 벤치마킹했다. 오사카 패스는 대중교통비가 비싼 일본의 특성을 반영해 오사카의 대중교통과 일부 관광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카드다. 부산관광패스는 대중교통 무료 이용 혜택이 없는 ‘디스커버 서울패스’보다 지원 폭이 커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를 끌 전망이다. 공사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직전인 2019년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268만 명이었다. 시와 공사는 본격적인 엔데믹 시대를 맞아 부산관광패스가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키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정실 부산관광공사 사장은 “부산관광패스는 부산이 진정한 국제관광도시로 거듭나는 데 디딤돌 역할을 할 것”이라며 “외국인 관광객 편의 증진은 물론 부산의 다양한 관광지와 상권 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