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찰칵’ 세리머니…손흥민, ‘멀티골’ 폭발
프레스턴과 FA컵 32강 경기
후반 5분·14분 연속골 넣어
토트넘 3-0 승…16강행 기여
이번 시즌 공식전 7·8호 골
풋볼런던 등 9점 이상 평점
“손흥민의 재시동 순간 되길”
“지난 시즌 득점왕 이유 증명”
현지 매체, 부활 신호탄 기대
부진에 시달리던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부활을 알리는 멀티 골을 쏘아 올렸다.
손흥민은 29일(한국시간) 영국 프레스턴의 딥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32강전 프레스턴 노스 엔드(2부리그)와의 원정 경기에서 시즌 7·8호 골을 터트리며 토트넘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토트넘은 FA컵 16강에 진출했다.
이날 토트넘은 해리 케인이 결장한 최전방 중앙 공격수 자리에 손흥민을 배치했다. 손흥민이 주로 뛰던 왼쪽 측면 공격수엔 이반 페리시치, 오른쪽 윙어엔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선발로 나섰다.
최전방에 배치된 손흥민은 초반부터 활발하게 움직이며 득점을 노렸다. 전반 16분 페널티지역 외곽에서 왼발 감아차기 슛, 전반 25분엔 오른발 감아차기 슛을 날렸으나, 모두 골키퍼 손에 걸렸다.
예열을 끝낸 손흥민은 후반 5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렸다. 페널티 지역 외곽 30m 지점에서 또 한 번 왼발 감아차기 슛을 때렸고, 공은 절묘하게 휘어져 골문 하단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골키퍼가 몸을 날렸으나 손이 미처 닿지 못했다.
후반 14분엔 페리시치와 합작으로 추가 골도 넣었다. 상대 페널티 지역에서 페리시치가 재치 있게 연결한 패스를 받아 한 바퀴 돌면서 수비수를 따돌리고 왼발 슛을 날려 멀티골을 작성했다.
토트넘이 2-0으로 앞선 가운데 손흥민은 후반 40분 브리안 힐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났다. 토트넘은 후반 42분 최근 합류한 아르나우트 단주마가 쐐기골을 넣으며 3-0 완승을 거뒀다. 단주마는 토트넘 합류 첫 경기에서 데뷔 골을 넣었다.
이날 두 골을 넣은 손흥민은 올 시즌 공식전에서 8골 3도움을 기록하게 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4골 3도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2골에 이번 FA컵 2골이 더해졌다. 손흥민이 한 경기에서 멀티 골을 넣은 건 지난해 10월 13일 UCL 조별리그 4차전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독일)와의 경기 이후 108일 만이다.
더불어 지난 24일 풀럼FC와의 EPL 원정 경기에서 도움을 1개를 기록한 데 이어 공식전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도 올렸다.
이날 손흥민은 비록 2부리그 팀을 상대하긴 했으나, 지난 시즌 득점왕(23골)의 면모를 되찾는 모습이었다. 이날 4차례 슈팅 모두 유효슈팅을 기록했고, 그중 2개가 골문을 뚫어 날카로운 슈팅 감각을 보여 줬다.
경기 뒤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양 팀 통틀어 최고인 9.07의 평점을 매겼다. 영국 풋볼런던도 손흥민에게 가장 높은 9점을 줬다.
현지 매체의 칭찬도 이어졌다. 풋볼런던은 “손흥민이 영리한 턴 동작에 이은 박스 내 슈팅으로 멀티 골을 만들었다”며 “그라운드 위 그 누구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이 경기가 손흥민의 ‘재시동’ 순간이 되길 바란다”고 칭찬했다.
영국 방송 BBC도 “손흥민이 (수준의)차이를 증명했다”며 “후반 시작 후 지난 시즌 득점왕을 따낸 이유를 팬들에게 떠올리게 할 때까지 몇 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고 극찬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을 대신해 기자회견에 나선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코치는 “케인이 없으면 그가 가장 중요한 스트라이커다. 득점 기회를 만들고 팀을 승리로 이끄는 손흥민의 역할이 중요했다”고 평가했다.
잉글랜드 ‘전설’ 앨런 시어러는 손흥민의 슈팅이 “대단했다”며 “우리가 아는 손흥민의 모습을 확인했다”고 치켜세웠다.
손흥민은 BBC와 인터뷰에서 “자신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런 골들이 필요했다”면서 “스트라이커나 공격수에게 중요한 건 득점이다. 팀이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는 데 일조해 매우 기쁘다”며 밝게 웃었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