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연합 폐기’ 부산-경남, 더 어려운 ‘행정통합’ 추진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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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2~3월 전담 조직 구성 준비
5~6월 시민 대상 여론조사 진행
박완수 도지사, 추진팀 발족 발언
과정 더 복잡·특례조항도 필요
“정치 책임 피하려는 시늉” 지적도

박형준 부산시장(왼쪽)과 박완수 경남도지사. 연합뉴스 박형준 부산시장(왼쪽)과 박완수 경남도지사. 연합뉴스

부산시가 오는 3월까지 경남도와의 행정통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행정통합추진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출범을 눈앞에 뒀던 부울경 특별연합은 폐기 수순을 밟으면서 이보다 더 결속력 있는 형태인 행정통합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비판이 제기된다. 부산시장과 경남도지사가 부울경 특별연합 폐지에 대한 정치적 비난을 피하기 위해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행정통합을 들고 나온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행정력과 예산 낭비라는 비판도 나온다.

29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오는 2~3월 중 행정통합추진단 구성을 준비한 뒤 5~6월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진행해 경남도와의 행정통합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이수일 시 행정자치국장은 “경남도가 다소 앞서 나가는 분위기가 있지만 안 할 이유는 없다는 게 시의 입장이기 때문에 가능성을 열어 두고 지속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다만 오는 4월 초 국제박람회기구(BIE)의 현지 실사가 예정돼 있는 만큼 이 시기 이후인 5~6월께 행정통합에 대한 시민 여론을 물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1월에 부산·경남 행정통합추진팀을 발족해 도민과 시민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경남도 기획조정실장이 부산시를 방문해 행정통합 추진 논의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부산과 경남이 추진하는 행정통합은 말 그대로 행정구역을 합치는 개념으로, 부울경 특별연합보다 더 어렵고 긴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부산과 경남을 하나의 행정구역으로 합쳐서 단체장을 1명으로 하고 의회도, 공무원 조직도 하나로 합치는 형태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한 번도 시도된 적이 없다.

부산연구원 이정석 박사는 "부산과 경남 두 지자체가 행정통합을 하려면 훨씬 더 많은 특례조항이 필요한데, 이런 혜택을 받는다면 타 시도의 정치적 견제가 심할 것이고 통합행정청을 어디에 둘 것인가 하는 문제 등 추진 과정에서 여러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수도권 일극체제에 맞서 국가 균형 발전을 이루자는 취지에서 추진돼 온 부울경 광역화 정책을 퇴보시킨 채 정치적 책임을 피하기 위한 ‘시늉’에 지나지 않다는 지적이다. 부산경제정의실천연합 도한영 사무처장은 “행정통합보다 더 느슨한 형태인 특별연합은 폐지한 채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행정통합 추진을 위해 추진단 등을 구성하는 것은 행정력과 예산 낭비”라고 지적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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