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학대로 시력 잃은 딸에게 반 년간 분유만 먹였다… 4세 여아 살해 친모
31일 오전 20대 아동학대살해 친모 첫 공판
폭행으로 사시 증세 보였으나 방치해 시력 잃어
“밥 주세요” 칭얼대면 하루 한 끼 분유만 줘
사경 헤맬 때도 핫팩으로 마사지만…“모든 혐의 인정”
네 살짜리 딸을 장기간 학대 끝에 가혹한 폭행으로 숨지게 한 20대 친모는 배고프다고 칭얼대는 아이에게 6개월간 하루 한 끼 물에 분유만 타 먹인 것으로 확인됐다. 폭행과 학대로 사시 진단을 받고 시력을 잃은 아이가 목숨을 잃어가고 있을 때 친모는 핫팩으로 마사지 하는 것 외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태업)는 31일 오전 아동학대처벌법 위반(아동학대살해), 아동복지법 위반(상습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7) 씨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A 씨는 지난달 14일 오전 6시께 부산 금정구 주거지에서 자신의 딸인 B(4) 양의 얼굴과 몸을 수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에 따르면 A 씨는 2021년 11월 B 양이 놀고 있을 때 별다른 이유 없이 폭행해 B 양은 사시 증세를 보이게 됐다. 병원에서 시신경 수술 권유를 받았지만 A 씨는 아무런 조치 없이 B 양을 그대로 방치했다. 결국 B 양은 사물의 명암 정도만 겨우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증세가 악화돼 사실상 앞을 보지 못하게 됐다.
A 씨는 그런 딸을 홀로 방치했다. “배고파요 밥주세요”라며 칭얼대는 아이에게 A 씨는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분유를 탄 물을, 그것도 하루에 한 끼 정도만 줬다. B 양은 심각한 영양결핍 상태였으며 사망 당시에는 같은 나이대 아이 몸무게보다 훨씬 적은 10kg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4일 오전 6시께도 B 양에 대한 A 씨의 폭행과 학대는 이어졌다. 이날은 A 씨가 B 양의 온 몸을 여러 차례 폭행해 B 양이 신음소리를 내며 발작을 일으켰다. 그러나 A 씨는 핫팩으로 B 양의 몸을 마사지하는 것 외에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러다 A 씨는 딸의 상태가 심각해지자 사건 당일 오후 7시 35분이 돼서야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하지만 병원에 도착했을 때 딸은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의사는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은 A 씨를 긴급 체포했다.
검찰은 또 A 씨가 사건 전후인 지난달 13~14일 4차례에 걸쳐 성매매를 했다고 덧붙이며 관련 혐의도 기소했다. 덤덤한 표정으로 법정에 나선 A 씨는 자신의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