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명품 같은 ‘한국 근대기 미술의 가치’ 확인하는 계기 됐죠”
김경미 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29일 막 내려
“관람객 연령 높아 전시 환경에 신경”
‘지면 도슨트’ 미술관 콘텐츠 쉽게 전달
‘근대기 주요 작가 알아 좋았다’ 반응도
“이건희컬렉션을 보기 위해 미술관에 처음 왔다는 분들이 꽤 많았어요.”
부산시립미술관 김경미 학예연구사는 이건희컬렉션 한국 근현대 미술 특별전 ‘수집: 위대한 여정’을 시작하고 처음에는 살짝 고민했다고 전했다. 회당 관람 인원을 꽉 채울 만큼 관람객이 몰리는 데 비해 인스타그램 포스팅이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건희컬렉션 특별전은 관람객 연령대가 상대적으로 높아서 그랬던 것 같아요. 전시장에서 만난 한 90대 어르신은 창원에서 왔다고 하셨어요.”
김 학예사는 어르신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전시장 내 작품 설명을 A4용지 크기 정도로 다시 뽑았다. 오디오 가이드도 벽에 조그맣게 QR코드를 붙이는 대신 입간판을 세우고, 관람 동선을 알리는 화살표도 더 크게 만들었다. 그는 다양한 관람객층의 반응을 마주한 이번 전시가 미술관의 서비스에 대해 고민하는 기회가 됐다고 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이건희컬렉션 지역 순회전으로 시작된 이번 전시는 리움미술관, 고려대학교 박물관,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뮤지엄 산, 가나문화재단까지 확대해 컬렉션의 의미와 가치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를 위해 김 학예사는 20여 년의 전시 도록, 소장품 목록 등을 뒤졌다고 했다. “각 기관 컬렉션을 어떤 정체성으로 보여줄 것인지, A컬렉션에서 빠진 작가의 시대별 작품을 B컬렉션이나 C컬렉션에서 찾는 방식으로 전시 목록을 촘촘하게 짰어요.”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기간 동안 <부산일보>에는 7차례에 걸쳐 전시 작품과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 ‘지면으로 보는 이건희컬렉션 특별전’이 실렸다. 김 학예사는 신문과 함께한 ‘지면 도슨트’ 기획이 전시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미술관 콘텐츠에 대한 일반인의 심리적 장벽이 높은 편이죠. 또 물리적 장벽도 있고요. 그런데 신문은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매체로 콘텐츠를 계층의 경계 없이, 일상에서 다가갈 수 있게 할 수 있거든요.”
지난해 말 김 학예사는 해운대문화회관에서 이건희컬렉션 관련 강의를 했다. 그는 한 참가자가 남긴 강의 평가가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3대가 부산에 살고 있다는 분이었죠. 피란기 부산이 미술의 중심지가 됐고, 전시에 소개된 수많은 작가가 부산을 거쳐 갔다는 것을 몰랐다고 하셨어요.” 김 학예사는 이번 전시로 ‘부산 역사의 모르던 부분을 알게 되고 부산에 대한 애정이 생겼다’는 반응을 듣고 기뻤다고 했다.
김 학예사는 SNS를 통해 ‘이건희컬렉션 특별전을 통해 한국 근대기 주요 작가를 많이 알게 돼 좋았다’는 감상평을 다수 접했다. “이번 전시는 우리 미술계가 얼마나 많은 작가적 자산을 가졌는지, 또 그들의 작품이 얼마나 훌륭한 명품의 가치를 가졌는지를 실물로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