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안 맞는 김해인구통계, 도시기본계획 수정 불가피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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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률·청년층 등 감소 추세 뚜렷
인구 증가 전제 확대 일변도 고수
2035년 경남도 추계와 16만 차이
난개발·원도심 쇠퇴 우려 목소리


김해시 내외동 시가지 전경. 이경민 기자 김해시 내외동 시가지 전경. 이경민 기자

김해시가 현실과 동떨어진 인구통계를 활용해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어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높다. 지역 인구를 늘려 도시를 성장시킨다는 전략은 좋지만, 확대 일변도 정책이 지속될 경우 난개발과 원도심 쇠퇴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31일 통계청과 김해시 등에 따르면 김해시 인구는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내국인 기준 김해시 인구는 2019년 54만 2455명으로 정점을 기록한 후 2020년 54만 2338명, 2021년 53만 7673명, 2022년 53만 5129명으로 꾸준히 줄었다.

김해시는 외국인이 많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등록외국인 수도 인구에 산입하고 있다. 지난해 등록외국인은 1만 7545명이다. 여기에 내국인 수를 더하면 2022년 김해시 인구는 55만 2674명이 된다. 2019년에는 56만 2468명이었으니, 최근 3년 간 약 1만 명이 줄어든 셈이다.

인구 관련 각종 지표도 감소세를 가리키고 있다. 낮은 출생률과 청년 이탈 증가가 대표적이다. 실제 김해 합계출산율은 2016년 1.4명이었으나 2021년 0.9명으로 크게 줄어 1명이 채 되지 않는다. 합계출산율은 한 여성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다.

김해시 인구정책팀 관계자는 “인구 감소의 주요 원인은 출생률 감소와 전출하는 청년층이 많은 것”이라며 “전출 사유로 매년 교육과 직업이 1·2위를 다투는데, 이에 해당하는 연령대가 10~20대이기 때문에 그 비중이 가장 높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를 반영하듯 경남도가 내놓은 ‘시군별 장래인구 추계’에는 2035년 김해시 인구를 52만 6742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히려 지금보다 약 3만 명 감소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그러나 시 정책에 활용할 김해시 자체 인구통계는 현실과 괴리가 크다.

시는 2035년 인구를 현재 55만 명보다 13만 명 늘어난 68만 명으로 잡고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경남도 통계와는 16만여 명 차이가 난다.

도시기본계획은 도시 장기 발전 방안을 제시하는 법정 최상위 공간계획이다. 사실 김해시뿐만 아니라 다른 지자체들도 통상적이라는 이름으로 공공연하게 인구 부풀리기를 시도하고 있다. 토지 개발·보전, 기반 시설 확충 등 다양한 개발사업의 필요성을 어필하기 위해서다.

앞서 지난해 10월 김해시는 김해 인구가 68만 명이 되면 32만 8000세대의 주택이 필요하다고 보고, 2035년까지 공동주택 8만여 세대를 더 확보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해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2017년 전문기관에 용역을 줘 얻은 결과다. 72만 명으로 추정했다가, 경남도와 국토부의 심의를 거치면서 68만으로 줄었다”며 “인구지표가 높으면 개발 물량을 확보하기가 쉬워진다. 도시를 비도시 지역까지 팽창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학계 전문가는 인구 과대 추정은 난개발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동아대 도시계획학과 권태정 교수는 “시정을 잘 펼쳐 인구를 늘리겠다는 의지로 보면 좋을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과대 추정”이라며 “과대 추정한 인구지표에 맞춰 비도시 지역을 도시지역으로 바꾸다 보면 난개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 교수는 “도시기본계획은 주택공급, 도로·상하수도 개설 등 도시개발사업의 근거가 된다”면서 “개발사업을 계속해야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는 논리로 접근하면 안 된다. 주변 지역 개발은 원도심 쇠퇴를 가속화 할 수도 있다. 원도심과의 균형발전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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