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동일 주소지로 제한’
국내서도 ‘유료화’ 확대 가능성
국내 OTT, 업계 영향에 관심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 스틸 컷. 넷플릭스 제공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가 3월부터 계정 공유 대상을 같은 주소지로 제한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OTT 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이르면 오는 3월부터 계정 공유를 같은 주소지로 제한하는 정책을 국내에서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후 공개한 주주 서한에서 올 1분기 계정 공유 유료화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넷플릭스는 현재 1억 명 이상의 가입자가 가족, 친구 등과 계정을 공유하고 있다고 본다. 국내 계정 공유 비율도 높다. 시장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넷플릭스 이용자 10명 중 6명이 계정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60%는 다른 사람과 요금을 분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넷플릭스

계정 공유 유료화 정책은 칠레, 코스타리카 등 남미 일부 국가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다. 계정 소유자가 한 가구에 같이 살지 않는 지인들과 계정을 공유하고 할 때 적용된다. 동거인은 무료로 쓸 수 있으나 같이 살지 않는 가족이나 친구 등은 유료로 최대 2명까지 계정 공유를 허용한다. 이렇게 되면 계정 소유자의 IP 주소, 계정 활동 등으로 동거인과 제 3자를 구분하며, 여러 기기에 같은 계정으로 로그인할 때 인증 절차를 거친다.

OTT 업계는 이번 정책이 앞서 도입한 광고 요금제보다 더 큰 파급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고 요금을 낮춘 광고 요금제와는 달리 이번 정책은 기존의 혜택을 제한하는 성격을 갖고 있어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수리남’ 스틸 컷. 넷플릭스 제공

국내 OTT 업계는 우선 넷플릭스 정책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OTT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본 규모가 작은 토종 OTT가 실험적인 정책을 당장 따라가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제한 정책 이후 이탈할 가입자를 끌어들일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업계 관계자는 “한 명의 사용자가 계정 공유하는 방식으로 여러 OTT를 구독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넷플릭스의 이번 결정에 국내 OTT들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지도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