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영업 점포 축소… 금융 취약 계층 ‘접근성’ 해결 과제
비대면·디지털 금융거래 확대
부산, 5년 새 98개 점포 줄어
‘고령화 비율’ 높은 부울경
혁신형 점포 구축 등 대응 모색
은행은 비대면 금융거래 확대와 점포 효율화, 디지털 부문 서비스 강화 등을 이유로 영업 점포 축소에 나서고 있다. 최근 5년 새(3분기 기준) 전국에선 945개의 일반은행(인터넷전문은행 제외) 영업점(지점+출장소)이 문을 닫았다.
전국 대비 고령화 비율이 높은 부산, 울산, 경남에선 금융 취약 계층으로 꼽히는 노령 인구의 은행 접근성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지방은행은 혁신형 점포 구축 등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일반은행 국내 영업 점포(지점+출장소)는 3914개였다. 같은 3분기를 기준으로 할 때 2017년 4859곳, 2018년 4772곳, 2019년 4740곳, 2020년 4572곳, 2021년 4239곳 등으로 꾸준히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었다.
같은 기간 부울경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나고 있었다. 부산의 일반은행 영업 점포는 지난해 9월 기준 365곳으로 2017년 463곳에서 98곳이나 줄었다. 이는 2018년 450곳, 2019년 445곳, 2020년 432곳, 2021년 390곳 등으로 매년 감소한 데 따른 결과다.
울산 내 일반은행 영업 점포 또한 2017년 101곳에서 △2018년 101곳 △2019년 100곳 △2020년 96곳 △2021년 87곳 △2022년 80곳 등으로 2018년을 제외하고 매년 감소했다. 경남은 경북과 함께 경상권으로 묶여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긴 어렵지만 경상권역 영업 점포가 △2017년 427곳 △2018년 417곳 △2019년 408곳 △2020년 395곳 △2021년 358곳 △2022년 319곳 등으로 감소세가 뚜렷한 만큼 경남에서도 점포가 줄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은행의 이같은 영업점 축소 기조는 비대면화, 디지털화 등으로 대면 거래 수요가 줄어든 까닭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입출금거래 시 대면 거래 비중은 5.0%, CD/ATM 비중은 14.9%로 5년 전인 2017년 3분기 대비 각기 5.2%포인트(P), 21.4%P 하락했다. 반면 인터넷뱅킹 거래 비중은 77.4%로 5년 전(43.5%) 대비 30%P 이상 상승했다.
하지만 고령 인구 비중이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는 부울경에선 영업점 감소는 골칫거리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부산 전체인구 대비 65세 인구 비율은 2018년 17.1%(58만 9961명)에서 2019년 18.2%(62만 123명), 2020년 19.4%(65만 7711명), 2021년 20.4%(68만 1885명), 2022년 21.5%(71만 2412명) 등으로 나타났다. 경남 또한 같은 기간 2018년 15.5%(52만 3165명), 2019년 16.3%(54만 8257명), 2020년 17.4%(58만 25명), 2021년 18.4%(60만 8379명), 2022년 19.5%(63만 8801명)이었다.
다만 울산은 2018년 10.7%(12만 3919명), 2019년 11.5%(13만 2565명), 2020년 12.6%(14만 3367명), 2021년 13.6%(15만 2961명), 2022년 14.7%(16만 3812명) 등으로 전국 고령인구비율보다 낮은 수치를 유지했다.
결국 점포 폐쇄로 인한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 제한 문제는 다른 지역보다 부울경에 더욱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지역민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지방은행은 대응 방안 찾기에 몰두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9월 첫 선을 보인 BNK부산은행과 KB국민은행의 부산 북구 금곡 공동점포 사례가 주목을 받는다. 부산은행은 금곡동 영업소를 국민은행 금곡동 출장소 건물로 이전했다. 이 점포엔 은행별로 각 4명의 직원이 근무하며 객장, 자동화코너, 주차장 등 공간을 공유하고 있다. 타 은행과의 공간 공유로 월세 부담을 줄여 운영비 문제 해소에 나선 것이다.
이 밖에도 부산은행은 점포 폐쇄 인근 지역에 소형 수신 창구인 파출수납창구를 운영하고 자동화 기기를 배치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 특히 소형이동점포를 활용, ‘찾아가는 부산은행 어르신 창구’를 운영하며 노인 복지관 등 금융 소외 지역에 대한 접근성 향성도 꿰하고 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