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여성 잡는 어깨 통증, 과한 운동도 안 했는데 왜?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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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쓰기 힘들 정도로 통증 심한 ‘회전근개 파열’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가 원인인 경우 많아
방치하면 파열 부위 더 커지므로 조기 진단 중요

어깨 통증을 유발하는 회전근개 파열은 힘쓰는 일이나 운동과 관계없는 경우가 많다. 어깨 통증을 유발하는 회전근개 파열은 힘쓰는 일이나 운동과 관계없는 경우가 많다.

주부 A 씨는 3개월 전부터 잠을 자기 힘들 정도로 어깨가 아프고 팔을 들어 올리기가 힘들어졌다. 팔을 위로 올릴 수는 있지만 통증이 심했고 집안일을 하기도 힘들어 병원을 찾았다. A 씨가 받은 진단은 ‘회전근개 파열’. A 씨는 관절경하 회전근개 봉합술을 받았고, 수술 후 통증이 거의 사라지면서 근력도 회복했다.


■힘쓰는 일이나 운동 안 해도 파열

어깨를 움직이게 하는 근육 중 가장 중요한 회전근개는 총 4개의 근육으로 구성된다. 이 중 하나 이상이 끊어지거나 손상된 질환을 회전근개 파열이라 한다. “나는 어깨를 별로 쓰지도 않고 다친 적도 없는데 왜 어깨 근육이 찢어졌나요?”라고 묻는 환자가 많다. 실제로 회전근개 파열 환자의 반 이상이 중년 이상의 여성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힘쓰는 일이나 운동과 관계없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나이가 들면서 어깨 근육에 퇴행성 변화가 생기고 서서히 끊어지는 것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외부의 충격에 의해서도 끊어질 수 있으며, 이러한 경우는 증상이 매우 뚜렷하게 나타나고 환자도 파열 사실을 정확히 인지한다.

회전근개 파열의 증상은 팔을 들 때의 통증이 대표적이다. 파열의 급성기가 아니라면 가만히 있을 때는 통증이 심하지 않지만 팔을 쓸 때 통증이 심해서 팔을 들기 힘든 경우가 많다. 중년 이상의 환자는 오십견이라 자가 진단하고 ‘시간이 지나면 낫겠지’라며 방치하기도 한다. 하지만 회전근개 파열은 자연적으로 치유되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파열 부위가 넓어지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산의료원 정형외과 노영민 과장은 “오십견은 관절이 섬유화되면서 팔이 많이 굳기 때문에 의사가 환자의 팔을 올리려고 해도 잘 올라가지 않고, 심한 경우에는 팔을 앞으로나란히 하기도 힘들 정도로 가동 범위가 줄어든다는 차이점이 있다”며 “하지만 종종 회전근개 파열에서도 오십견이 겹쳐 있는 경우와 통증이 심해 어깨가 굳은 것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회전근개 파열의 또 다른 대표 증상은 근력 약화다. 보통 극상근이라고 하는 근육이 가장 먼저 끊어지기 시작하는데 절반에서는 앞쪽의 견갑하근이나 뒤쪽의 극하근 쪽으로 서서히 진행한다. 팔을 움직이게 하는 근육이 파열됐으니 당연히 근력 약화가 생기겠지만 파열의 크기가 작을 때는 근력이 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보통 파열이 진행하면 통증도 다시 생기고 근력 약화도 더 명확해진다. 파열이 더 진행하면 어깨를 잡아주는 근육이 거의 사라지면서 어깨가 불안정해지고 뼈끼리 충돌을 일으켜 관절염이 진행된다.


부산의료원 정형외과 노영민 과장이 어깨 통증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부산의료원 제공 부산의료원 정형외과 노영민 과장이 어깨 통증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부산의료원 제공

■파열 크기 1cm 이상일 땐 수술 진행

회전근개 파열은 초음파로도 진단이 가능하지만, 근육의 상태와 형태 등을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는 MRI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초음파 검사만으로 오진하는 바람에 멀쩡한 어깨를 힘줄파열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하지만 초음파에 숙달된 어깨 전문의가 진단한다면 초음파도 좋은 진단 방법이기도 하며, MRI를 찍기 전 파열 유무를 확인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된다.

파열이라고 진단하면 치료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파열이 1cm 미만의 소파열이거나 부분 파열일 때는 대부분 주사 치료와 물리 치료를 먼저 시도하며 수술하지 않아도 지장 없이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파열 크기가 1cm 이상인 중파열부터는 대부분 증상도 심하기 때문에 보존적 치료를 너무 오래 하지 않고 수술을 결정하게 된다.

수술은 대부분 관절경으로 작은 구멍을 몇 개 만들어 꿰매며 대부분 봉합이 가능하다. 꿰맬 근육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경우에는, 나이가 60세 이하고 관절염이 진행하지 않았다면 다른 사람의 피부 조직으로 제작된 연부 조직을 이용해 수술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많지 않고, 오히려 고령의 환자가 관절염이 심한 데다 팔을 잘 못 드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이런 경우에는 바로 인공관절 역치환술을 시행하며, 결과는 매우 좋은 것으로 장기 관찰 결과가 나와 있다.

어깨를 꿰매는 봉합술은 3개월 정도 지나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환자마다 차이는 있지만 9개월~1년 정도 지나면 운동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된다. 인공 관절을 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재활 없이 저절로 서서히 좋아지며 보통 한 달 정도 지나면 바로 고정을 풀고 움직이는 것을 허용한다.

부산의료원 정형외과 노영민 과장은 “오십견이나 석회성 건염 혹은 단순 염증을 회전근개 파열로 잘못 진단해 과잉 치료를 받거나 불필요한 수술까지 하는 경우가 꽤 많다”며 “회전근개의 증상, 진단과 병의 경과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 있는 정형외과 의사에게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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