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정부 질문 속기록 ‘이재명·천공·김건희’로 도배
여, 사법리스크 공세에 화력 집중
야, 관저 결정 개입설 부각에 총력
김 여사 주가조작 의혹 놓고 설전
안보·외교성과 등도 공방 도마에
여야는 올해 국회에서 열린 첫 대정부질문에서 윤석열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을 두고 거친 설전을 벌이며 ‘창과 방패’의 힘겨루기를 이어갔다. 민주당은 역술인 ‘천공’의 대통령 관저 결정 개입과 이태원 참사, 김건희 여사 주가 조작 의혹 등을 추궁하며 윤석열 정부 압박에 총력을 가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 등을 향한 파상 공세로 맞받으며 윤 정부 엄호에 힘을 실었다.
이날 대정부질문 첫 질문자로 나선 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치솟은 금리와 물가에 국민들의 삶이 무너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국민 분열 정치를 멈춰야 한다”며 “과거와 싸우지 말고 민생과 통합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고 정부의 ‘민생 외면’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비판 수위를 끌어올리며 정부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정 의원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향해 “72시간 뒤면 집에 갈 텐데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다. 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이 장관 탄핵소추안을 두고 한 말이다. 이 장관은 “답변을 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정 의원은 ‘천공’의 관저 결정 개입을 두고 이종섭 국방부장관을 향해 “천공이 공관을 다녀갔고, 그 출입 기록을 삭제하란 지시가 있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며 “최순실 국정농단의 냄새가 난다”고 맹비난했다. 이 장관은 “내용의 관련자들 모두 ‘사실이 아니다’며 인정하지 않은 내용”이라고 거듭 부인했다.
정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장관과는 설전에 가까운 공방을 벌였다. 정 의원은 한 장관을 향해 “메시지를 332건 주고받았던데, 김건희 여사와 친하냐”고 물었다. 한 장관은 “언제적 얘기냐”고 따져물었다. 이어 한 장관은 ‘김건희 여사 주가 조작 의혹이 나온 시점과 당시 윤석열 검사의 보직이 묘하게 맞아떨어진다’는 질문에 대해 “전혀 묘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또 김건희 여사가 한 장관을 한동훈이라고 불렀다며 친분을 묻는 말에 대해 한 장관은 “정 의원님도 다른 자리에서 ‘의원님’이란 말이 따라붙진 않을 것”이라고 맞받았다.
민주당 홍기원 의원은 대정부질문에서 “대한민국의 외교 안보는 무너졌다. 대통령 전용기 민간인 탑승부터 시작해서 대통령의 비속어와 ‘바이든 날리면’ 발언, 이란은 UAE 적 발언, 자체 핵무장 발언 등으로 국격은 추락됐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향한 공세에 집중했다.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한 장관을 향해 “이 대표를 당대표로 예우하지 말고, 체포영장을 발부해 강제수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가 검사 교체, 검사 신상 공개 등 검찰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법안을 무더기로 추진하고 있는데 이 경우 이 대표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검찰이 법에 따라 공정히 수사할 것”이라고 답했다.
태 의원은 또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이 이재명 경기도지사 시절 방북을 위해 북한에 300만 달러를 건넸다는 의혹이 나왔다”며 “북한이 유력한 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지사 측을 포섭해 문재인 정부 이전에 대한민국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정치공작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한 장관을 향해 “이 대표의 방북 송금 결과가 미사일로 돌아왔다면 이는 이적 행위가 아니냐”고 물었다. 한 장관은 “국가 허가 없이 그러면 안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은 “민주당의 장외 투쟁은 ‘조국 수호 시즌 2’를 보는 듯하다. 민생을 짓밟고 있는 것은 민주당이 아닌지 돌아보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한편, 대정부질문은 이날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를 시작으로 7일 경제 분야, 8일 교육·사회·문화 분야 순으로 진행된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