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최저 금리 3%대 재진입 전망(종합)
국내외 통화 긴축 완화 기대감
시장금리 하락·가산금리 축소 영향
케이뱅크 혼합금리 3%대로 낮춰
5대 시중은행도 연 3%대 ‘눈앞’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하단이 다시 3%대로 내려왔다. 국내외 통화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로 시장금리가 떨어진 데다 시중은행의 자진 가산 금리 축소 등이 겹친 영향이다.
수신금리 역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은행채 금리 등 시장금리가 떨어지며, 은행 입장에서 은행채보다 비싼 이자를 지급하며 예금을 유치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아파트담보대출 고정금리형 혼합금리 상품의 금리는 이날 기준 연 3.98∼4.98%로 낮아졌다. 우대금리 등을 적용받은 최저금리가 3%대에 진입했다. 케이뱅크 해당 상품의 3%대 금리는 지난해 2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 혼합금리(연 4.058∼5.059%)도 3%대를 눈앞에 뒀고, 5대 시중은행의 최저 대출 금리도 곧 3%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080∼6.570% 수준이다. 한 달 전인 1월 6일(연 4.820∼7.240%)과 비교해 하단이 0.740%포인트(P)나 급락했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가 빠르게 떨어지는 것은 우선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같은 기간 0.638%P(4.527%→3.889%) 낮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예대금리차 확대 등에 대한 당국과 여론의 비난에 은행들이 스스로 가산금리 등을 줄인 것도 영향을 끼쳤다.
현재 KB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가 4.080%로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낮다. 채권 금리가 더 떨어지면 5대 은행에서도 이르면 다음 주에 3%대 금리가 부활할 것으로 예상된다. 5대 은행에서 3%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해 7월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역시 지난달 6일 연 5.080∼8.110%에서 이날 연 4.860∼6.890%로 낮아진 상태다. 역시 당국·여론 등의 ‘공공재’ 압박에 따른 은행들의 자진 가산금리 인하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수신(예·적금) 금리도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4일 자로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6%P 인하했다. 이에 따라 1년 만기 정기예금에 대해 연 4.0%의 금리를 제공한다. 앞서 케이뱅크도 지난달 말 코드K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3%P 내려 1년 만기 상품에 대해 연 4.1%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금리는 이미 3%대 중반 수준으로 내렸다.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상품별 1년 만기 최고 우대금리는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 3.70% △우리은행 WON플러스 예금 3.67%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3.60% △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 3.48% △농협은행 NH올원e예금 3.47% 순이다.
역시 은행채 금리 등 시장금리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예금 금리 인하 속도가 빨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은 은행채를 발행하거나 수신 규모를 늘려 자금을 조달하는데, 은행 입장에선 은행채보다 비싼 이자를 지급하면서까지 예금 유치에 나설 필요가 없다.
이날 기준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도 연 4.42%로, 금리가 가장 높았던 지난해 11월 말(연 5.53%)보다 1.11%P 하락했다.
한편 수신 금리의 매력도가 떨어지자 예·적금에 몰렸던 자금이 이탈하는 추세도 감지된다. 지난해 크게 증가했던 5대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최근 2개월 연속 감소했다. 1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12조 2500억 원으로, 지난해 11월 말(827조 2986억 원) 정점을 찍은 뒤 두 달 새 15조 원 넘게 줄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