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벌써 600명”… 튀르키예 뒤흔든 역대 최악 지진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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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에 사상 최대 규모 7.8 지진
인근 시리아서도 사망자 속출
큰 눈 내린 새벽이라 대피 애로
무너진 건물 틈 울부짖는 사람도
수색 진행할수록 사상자 늘 듯

6일(현지시간) 오전 튀르키예 동남부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해 600명 이상이 숨지고 수천 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지진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 디야르바키르주에서 의료진과 구급대원들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오전 튀르키예 동남부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해 600명 이상이 숨지고 수천 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지진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 디야르바키르주에서 의료진과 구급대원들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튀르키예 역사상 최악의 강진이 새벽시간대에 튀르키예 남부를 강타해 튀르키예와 인근 시리아에서 지진 발생 6시간여 만에 사망자가 600명 가까이 확인됐다. 부상자가 수천 명에 이르는 만큼 사망자가 계속 불어날 전망이다. 또 도시 시설이나 주택 등이 부지기수로 무너지며 막대한 재산 피해를 냈으며 인근 이탈리아 해안에서는 쓰나미 경보도 내려졌다.

튀르키예와 시리아 재난당국은 구조대를 지진 현장에 급파했지만, 무너진 건물과 도로 파손으로 사상자 구조에도 힘겨운 것으로 전해졌다. 수색 작업이 진행될수록 사상자 수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리 외교부는 “현재까지 우리 국민 사상자가 접수되거나 파악되진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6일 오전 4시 17분(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 도시 가지안테프로부터 33km가량 떨어진 내륙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37.20도, 동경 37.00도다. 지진 발생 깊이는 18km다. 이번 지진은 최소한 6번의 여진도 동반했다.

규모 7.8 지진은 튀르키예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USGS 기록을 보면 1939년 12월 27일 튀르키예 북동부 에르진잔주서 발생한 지진으로 약 3만 명이 사망했다. 당시 지진의 규모는 7.8로 기록돼, 이날까지 튀르키예가 관측·기록한 최대 규모의 지진으로 남아 있었다. 튀르키예는 대륙판 ‘아나톨리아판’ 위에 있다. 아나톨리아판은 북동쪽의 유라시아판, 남서쪽 아라비아판에 꾸준히 밀려나 튀르키예에 잦은 지진을 일으키고 있다.


6일(현지시간) 오전 튀르키예 동남부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해 광범위한 지역이 피해를 입었다. 구조대가 붕괴된 건물 현장에서 생존자를 찾고 있다. AP연합뉴스·AFP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오전 튀르키예 동남부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해 광범위한 지역이 피해를 입었다. 구조대가 붕괴된 건물 현장에서 생존자를 찾고 있다. AP연합뉴스·AFP연합뉴스

이번 지진은 튀르키예와 시리아 일대에 새벽 시간 큰 눈이 오는 가운데 발생해 피해 규모를 더 키웠다. 지진이 나자 해당 지역 주민 대부분은 겨우 옷만 입은 채 집이나 건물에서 쏟아져 나왔다. 지진 직후, 각종 SNS에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무너진 건물 사진이 무더기로 쏟아졌고, 그 틈에서 울부짖는 사람들이 담긴 영상도 연이어 올라왔다. 건물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들은 이번 지진의 가장 큰 희생양이 됐다.

지진 발생 사실이 알려진 초반 외신들은 사망자를 수십 명으로 보도했으나 사망자 규모가 불과 두세 시간 만에 300~400명대로 불어나더니 계속해서 잔해 속에서 시신이 발견되며 사망자가 급속도로 늘었다고 전했다. 튀르키예 남부 지역과 인접국 시리아까지 포함해 지진이 발생한 지 6시간이 다 돼 가는 시점에 튀르키예 284명 등 568명의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훌루시 사힌 튀르키예 말라티아 주지사는 최소 130채의 건물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특히 쇼핑몰 등 대형 건물이 무너진 경우도 많다.


6일(현지시간) 오전 튀르키예 동남부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해 광범위한 지역이 피해를 입었다. 구조대가 붕괴된 건물 현장에서 생존자를 찾고 있다. AFP·로이터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오전 튀르키예 동남부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해 광범위한 지역이 피해를 입었다. 구조대가 붕괴된 건물 현장에서 생존자를 찾고 있다. AFP·로이터연합뉴스

두 나라에서 한꺼번에 사상자가 쏟아지고 있어 지진 당일에는 피해 규모도 제대로 집계되지 않는 상황이다. 시리아 한 현지 방송에선 알레포, 라타키아, 하마 등 시리아 다수 지역에서 최소 111명이 숨지고 516명이 다쳤다는 보도도 나왔다. 시리아 반군 측 민간구조단체인 ‘하얀 헬멧’은 시리아 북서부를 재난 지역으로 선포하고 “수십 명이 사망했으며, 수백 명이 다치고 잔해 속에 갇혔다”고 밝혔다. 튀르키예와 국경을 접한 시리아 북서부는 반군에 통제되고 있다. 이 지역에는 12년에 걸친 시리아 내전 동안 파손된 건물이 많아 피해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인근 국가인 레바논과 키프로스 또한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입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 “모든 관련 기관이 재난위기관리청(AFAD)의 조율하에 비상 근무 중”이라고 말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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