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황산역·황산잔도 개발사업’ 결국 접나…
양산시, 황산역·황산잔도 개발사업 장기 재검토 전환
나동연 양산시장 공약사업 실현 등으로 사업 재개 불투명
경남 양산시 역점사업 중 하나였던 시립빙상장 건립이 사실상 무산(부산일보 1월 30일 자 11면 보도)된 데 이어 지역관광 핵심거점으로 기대를 모았던 ‘황산역·황산잔도 역사 문화관광 개발사업’도 ‘장기 재검토’로 전환됐다. 향후 사업 재개마저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 사업 역시 무산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양산시는 지난해 8월 행정안전부 지방재정투자심사에서 ‘재검토’ 통보 받은 ‘황산역·황산잔도 역사 문화관광 개발사업’에 대해 수차례 회의 끝에 ‘장기 재검토’로 전환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물금읍 물금리 옛 황산역 일대 4만 3800㎡ 부지에 황산 역참 역사공원을 조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사업비 438억 원이 투입되는 공원에는 역참 문화학습관을 비롯해 역참 한옥 체험관, 역참 바이크텔, 황산역 웰컴센터와 홍보관, 황산역 전통 주막, 황산잔도 재현길, 전통문화체험 마당 등이 들어선다. 전국 역참문화 중심지로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낙동강을 따라 조성된 황산공원과 임경대, 가야진사, 황산베랑길 등 기존 관광자원과도 연계돼 지역사회로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앞서 시는 지난해 5월 타당성 조사를 완료하고 이 사업에 대해 ‘경제성이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핵심 사업인 역참 바이크텔이 정부의 남부권 광역관광개발에 포함되면서 최소 조건부 통과를 전망했다.
문제는 같은 해 8월 행안부 투자심사에서 ‘재검토 결정’을 통보 받으면서다. 당시 행안부는 이 사업의 핵심 시설인 한옥 체험관, 역참 바이크텔과 같은 숙박시설 조성비가 과다하다는 이유로 재검토 결론을 내렸다.
이에 시는 수차례 회의를 열고 사업 포기 또는 투자심사 재의뢰 등 해법을 고민했지만, 결정이 쉽지 않았다. 사업을 포기하면 지난해 7월 취임한 나동연 양산시장의 역점사업인 황산공원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높고, 재추진하게 되면 사업이 대폭 축소돼 영남 최대 역참을 지역 관광 핵심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당초 취지를 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시는 이 사업을 장기 재검토하기로 하고 사업 재개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결정을 내렸지만, 향후 사업 재개는 불투명하다.
시는 전임 시장 시절 결정된 각종 공공사업에 예산 1000~2000억 원을 투입해야 하는데다 지난해 새로 선출된 나동연 시장 공약사업(94개 사업) 실현에 국·도·시비 2조 4000억 원 이상 확보해야 해 황산역·황산잔도 역사문화관광 개발사업 역시 사실상 무산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장기 재검토로 전환했다고 해서 사업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며 사업 진행 의지를 밝혔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